▲ (위에서부터)홍명보, 황선홍, 고정운, 하석주, 노정윤 | ||
미국에 온 후 한국대표팀의 경기를 한 번도 보지 못해 요즘 대표팀의 부진에 대해 말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그러나 베트남 몰디브 레바논 등 객관적으로 우리보다 많이 떨어지는 팀과 어려운 경기를 펼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정신력 얘기를 많이 하는데 동의하는 부분이 많다. 한국축구가 2002월드컵을 통해 한 단계 발전했다면 이를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황선홍 - 총체적 문제
정신력만 강조할 수 없지만 현 대표팀은 정신력을 비롯해 총체적인 문제에 노출돼 있다. 본프레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13일 레바논전 경기를 처음으로 봤는데 안정환 이천수 등이 개인플레이에 치중하는 선수들이라 협력플레이가 없었다. 패스미스도 잦았고 상대를 생각해주는 플레이가 아쉬웠다.
2002월드컵이 끝난 뒤 큰 이벤트가 없다보니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이런 점이 나태해진 원인이 아닌가 싶다. 축구협회를 선두로 해서 지금 상황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예전의 영광에 취해있다면 과감히 개혁을 해야 할 것이다.
고정운 - 선수들 스타의식 팽배 한덩어리 못돼
한마디로 답답하다. 선수들이 스타의식을 가지면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 그라운드에서 한덩어리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패스가 원활하지 않은 것에서 알 수 있다. 운동을 통해 경쟁해야 하는데 다른 것을 가지고 하는 모양이다. 신세대의 분위기라고 볼 수도 있지만 예전에는 선배들이 하자고 하면 따라왔다.
전체적으로 대표팀의 밸런스가 안 맞는다. 월드컵이 끝난 뒤 몸값이 올라갔지만 일부 선수들은 몸값이 부풀려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02월드컵 4강은 잊어야 한다. 선수들이 실력에 비해 엄청난 대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뭔가 빠져 있는 느낌이다.
하석주 - 눈높이 낮추고 목적의식 명확히 해야
대표팀에 대해 너무 기대치가 큰 것이 아닌가 싶다. 월드컵 4강에 진출하고 난 뒤 국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지금 대표팀은 2006독일월드컵의 목표를 16강 진출로 잡아야 하는 게 현실이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도 장담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그럴 수도 있다. 8대2로 경기를 지배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질 수도 있다. 이것이 축구이다.
하지만 최근 대표팀의 부진은 목적의식이 명확하지 않아서 생기지 않았나 싶다. 내가 코치로 있는 포항이 올 시즌 전반기 우승 뒤 후반기리그에서 꼴찌를 달리는 이유와 비슷하지 않나 생각한다. 월드컵 멤버도 대표팀에서 탈락하고 신인선수도 발탁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노정윤 - 리더 없고 협력 부족 축구협 기술위 뭐하나
리더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요즘 대표팀 경기를 보면 동료가 실수하면 화내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자기가 제일 잘났다고 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 축구는 선후배간의 위계질서가 필요하다. 고참 선수들에 대한 믿음과 존경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요즘 고참들이 신뢰를 못 받는다.
그리고 어린 선수들이 너무 바람이 들어가 있는 경향이 있다. 이천수가 1천만달러를 받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되려면 자세부터 달라져야 할 것이다. 언론도 이런 부분에 책임이 있다.
히딩크는 강한 사람이었다. 그럼 히딩크 다음은 더 강한 사람이 와야 했다. 쿠엘류와 본프레레 감독은 약한 사람이다. 축구협회가 돈을 안 쓰려고 하니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세대교체라고 하지만 나이 먹은 선수가 없는데 무슨 세대교체인가. 기술위원회가 생각을 해줘야 하는데 직무유기다.
변현명 스포츠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