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2일 새벽 6시5분. 갈색 가죽 점퍼에 갈색 선글라스를 끼고 출국 게이트를 빠져나오는 서재응과 뒤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나오는 피앙세 이주현씨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서재응에게 진로 문제에 이어 올 겨울 결혼 예정이었던 결혼식 여부를 물었다.
서재응의 공식 답변은 “좀 더 나은 모습으로 (이)주현이(서재응의 피앙세)와 결혼하고 싶어 내년으로 연기했다”는 것. 그러나 실상은 좀 다르다. 서재응과 이주현씨도 올 겨울 결혼하기를 소원했지만 서재응이 결혼에 따른 집안의 경제적인 부담을 고려해 자청해서 내년으로 연기 선언을 한 것이다.
서재응의 인터뷰 모습을 뒤에서 조용히 지켜본 서재응의 아버지는 자식의 눈물겨운 배려에 감동하고 말았다. 운동에 지장을 줄까 그동안 집안 사정을 정확히 전달하지 않았는데도 서재응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하고 알아서 결혼을 연기한 것이다.
그동안 자신의 뒷바라지를 위해 헌신한 아버지를 위하는 서재응의 마음씀씀이는 감동 그 이상이었다. 이젠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대부’(서재응이 아버지를 부르는 호칭)의 한 마디에 귀국 직전 노랗게 염색한 머리를 다시 갈색으로 바꿔 ‘범생이’ 스타일로 등장한 서재응이었다.
〔영〕
온라인 기사 ( 2024.12.08 1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