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희원-손혁 부부 | ||
올해는 무려 28명의 한국(혹은 한국계) 선수가 미LPGA에서 활약한다. 이들 28명 중 동료들로부터 가장 많은 부러움을 사는 선수는 누구일까. 예쁘고, 공 잘치고, 집안까지 좋은 박지은일까 아니면 ‘영원한 골프여왕’ 박세리?
정답은 한희원(27·휠라코리아)이다. 물론 성적, 깔끔한 외모와 성격, 남부럽지 않은 집안을 갖췄지만 많은 선수들이 한희원을 부러워하는 데는 진짜 이유가 있다. 바로 ‘내 남자’가 있고, 또 그이와 함께 투어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한희원은 2003년 12월 프로야구 스타플레이어 출신의 손혁과 결혼했다. 그 해 첫 승(총 2승)을 올리며 결혼 예물로 삼았고, 새신랑과 함께 투어를 돈 2004년에도 1승을 올리며 ‘미시 골퍼’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한희원은 98년 박세리의 세계 제패로 시작된 한국의 미LPGA 돌풍 역사 가운데 유일한 주부 골퍼다. 물론 펄신, 여민선 등 재미교포인 경우는 전례가 있었지만 한국에서 건너간 코리언 낭자부대 가운데에서는 첫 사례다.
한창 연애에 관심이 많고, 또 하고픈 것이 즐비한 20대 꽃다운 처녀들. 겉으로 화려해 보이지만 잘생긴 남자와 연애, 그리고 결혼에 대한 관심이 왜 없을까. 그것도 매주 장소를 옮겨 다니며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볼만 치다보면 갈증은 더욱 심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항시 남편이 쫓아다니면서 위로와 사랑을 전하는 커플의 모습은 신선하기에 충분했다.
보통 한국의 미LPGA멤버들은 12월부터 1월 초까지 국내에 머물며 휴가를 즐긴다. 하지만 한희원은 12월 중순 일찌감치 미국 집이 있는 샌디에이고로 떠나 남편과 함께 동계훈련을 실시 중이다.
나머지 선수들도 조용한 미국에서 동계훈련에 일찍 돌입할 수 있지만 그건 너무 가혹하다. 가족도 친구도 없는 미국에서 10개월을 넘게 보냈는데 유일한 휴식기마저 미국에서 나홀로 지내기는 억울하지 않겠는가.
만일 이들이 모두 결혼을 해 미국에 집이 있다면? 상황은 조금 달라질 수 있다. 부모가 있는 한국은 잠시 다녀가고 주로 남편과 함께 미국에서 비시즌을 보낼 것이다.
박세리, 김미현(이상 28), 박지은(26) 등 이제 미LPGA의 국가대표 한국 여자골퍼들이 본격적으로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누구는 US오픈에서 우승하면 한창 교제중인 한국 청년과 결혼식을 올려주겠다고 부모로부터 약속을 받기도 했다.
2005년부터 매년 겨울이면 골프 스타들의 결혼소식이 줄을 이을지도 모르겠다. 행복한 주부골퍼 한희원 때문에 말이다.
스포츠투데이 골프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