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원안대로... “2018년 첫 삽”
이로써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여부와 건설 방식을 둘러싼 논란과 갈등은 외견상 봉합됐다. 지역 일부 시민사회단체에서 여전히 2호선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광주시가 최종 방침을 정한 만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대해 ‘원안 중심형’ 방식을 최종 선택했다.
확정안에 따르면 2호선 건설에는 총사업비 2조 1675억 원이 투입되며 전체노선 41.9km 구간 중 애초 계획된 지상(노면) 구간 4.2km를 제외한 37.7km 구간은 지하로 건설된다.
지하구간인 37.7km 가운데 28.2㎞는 평균 토피가 4.3m, 그리고 나머지 9.5㎞ 구간은 평균 토피가 평균 1m 깊이다. 토피는 지표면과 지하철 사이의 땅 두께를 말한다. 애초 계획된 지상 구간 4.2km를 제외한 전 구간이 지하로 통과해 2호선도 사실상 ‘지하철’이 된 셈이다.
평균 토피 1m 깊이 구간은 사업비를 절감하기 위해 짜낸 묘안이다. 정부가 사업 허가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새롭게 받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도시철도 2호선은 장기적으로 광주와 인접한 지역과 광역교통망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시장은 “도시철도 2호선과 광주전남혁신도시를 잇는 방안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최종 결정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지난 1994년 3월 1호선과 함께 기본계획이 승인됐다. 2010년 12월 예비 타당성 검토, 2011년, 2013년 두 차례 기본계획 변경을 거쳤다. 이후 기본설계 과정에서 저심도 지하방식으로 결정된다.
하지만 민선 6기 윤 시장 취임 후 ‘미래 먹거리 우선정책’에 밀려 건설 여부와 방식을 두고 오락가락해 왔다. 이 과정에서 최종 정책 책임자인 윤 시장의 ‘최종 결정’이 각계 의견수렴을 이유로 차일피일 늦어지며 결단력 부족 등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시는 결국 3개월여의 장고 끝에 당초 기준사업비 2조 70억 원에 비해 1605억 원(7.9%) 증가한 금액으로 ‘원안 중심형’을 최종 선택했다.
윤 시장은 “2호선과 관련한 그동안의 시간은 시 대중교통의 백년대계를 고민하는 시간이었다”며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준 시민, 시의회, 시민사회단체, 전문가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의 고충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결국 윤 시장의 이날 기자회견으로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둘러싼 논란과 갈등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하지만 시가 ‘오락가락 행정’으로 불필요한 지역 내 갈등을 야기했고 ‘허송세월’을 보냈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행정의 신뢰를 되찾고 여론을 수습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또한 전면 재검토나 트램 등을 강조한 시민단체와도 의견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진통이 예상되고 푸른길 일부 통과를 놓고 환경단체 반발도 예상된다. 윤장현 시장이 도시철도 2호선 건설 3대 원칙으로 강조해온 안전성과 기존 노선 유지, 임기 내 착공이 제대로 실현될 지도 지켜볼 일이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