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로 야구해도 안빠져요”
▲ (왼쪽부터) 김명제, 정의윤(사진제공=LG 트윈스), 이용훈 | ||
두산의 ‘아기곰’ 김명제는 6억팔의 위용을 과시하는 듯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신인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 운영 등 선발 투수로서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명제는 “처음엔 프로의 벽이 높은 줄 알고 걱정이 많았는데 선배들의 도움으로 적응하는데 성공한 것 같다”면서 프로 무대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삼성의 심정수만 등장하면 컨트롤이 들쭉날쭉하면서 분명 스트라이크를 확신하고 던진 공이 볼이 된다며 심정수 공략에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명제는 ‘얼짱’이란 소리에 부끄러움을 드러내며 “얼굴 잘생겼다는 말보다 야구 잘한다는 소릴 먼저 듣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LG 선수들 사이에서 ‘정에릭’으로 불리는 정의윤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 “결코 잘생긴 얼굴이 아니다”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정의윤은 “주변에서 자꾸 ‘에릭’ 운운하는데 그분과 난 하나도 안 닮았다”며 에릭이란 호칭에 부담감을 나타냈다.
정의윤은 시즌 초반 3할대의 타율을 선보이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다가 최근 타격 감각이 주춤하며 2할4푼대로 떨어졌다. 따라서 지금은 ‘얼짱’이란 수식어보단 실력을 향상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그래도 원정 룸메이트인 (이)병규형이 많이 격려해준다. 띠동갑인데 전혀 나이 차이를 못 느끼게 하는 선배”라며 ‘방송용 멘트(?)’를 잊지 않았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이용훈은 먼저 다른 두 선수와의 나이 차이로 인해 그들 부류에 자신이 포함되는 데 대해 ‘생뚱맞고’ ‘어이없다’는 표현을 하면서도 기분은 좋다고 웃었다.
이용훈은 삼성과 SK를 거쳐 2003년에 고향팀 롯데에 입단, 최근 롯데 상승세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한때 ‘불펜 선동열’ ‘불펜 20승’이란 오명을 뒤집어 쓸 만큼 마운드에만 올라가면 ‘새가슴’이 돼 제구력 난조로 어이없이 무너지곤 했는데 올시즌엔 이런 오명을 모두 벗고 롯데 마운드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용훈은 “정신력이 문제였다. 근성이 없었던 게 마운드에서 자신감 상실로 이어졌다”면서 “양상문 감독에게 강한 카리스마를 요구받았고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했던 게 좋은 결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직 애인이 없다는 이용훈은 올해만큼은 여자보다 야구에만 집중해서 더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는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