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 ‘원조는 쌍귀고리지 암’
▲ 롯데 정수근 | ||
선수들의 귀를 뚫어라-정수근
프로야구 선수 중 가장 먼저 귀를 뚫은 ‘원조’ 선수로는 단연 정수근(롯데)을 꼽는다. 정수근이 반짝이는 귀걸이를 하고 타석에 들어선 건 지난 96년. 당시만 해도 남자가 귀걸이를 한다는 것은 사회 분위기상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였다. 주변 선수들의 반응도 차갑기 그지없었다고.
정수근은 당시를 떠올리며 “심하면 미친 X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다음 시즌이 되니깐 부정적으로 보던 선수들의 귀에 귀걸이가 하나씩 박혀 있었다”며 웃었다.
이처럼 미투 전략을 구사한 선수들 중에는 ‘귀 뚫는 것이 두통이나 신경통에 좋다더라’며 건강을 위해 선택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경우도 있는데 진필중(LG)이 대표적인 케이스. 현재는 김동주, 홍성흔(이상 두산), 정수성(현대) 등 많은 선수들이 귀걸이로 멋을 내고 있지만 정수근처럼 양 귀를 모두 뚫은 선수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 한화 이글스 송진우 | ||
무더운 여름철이면 선수들마다 저마다 특효가 있는 보양식을 찾게 마련이다. 하지만 백전노장 송진우(한화)는 아직 홍삼이나 녹용 같은 특별한 음식을 입에 댄 적이 없다. 오염되지 않은 웰빙 식단으로도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송진우가 즐겨먹는 음식은 말 그대로 어머니의 손맛이 듬뿍 담긴 된장찌개, 겉절이, 애기배추, 호박잎, 김치 등이다.
고추장으로 비빔밥을 만드는 솜씨도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 동료 선수들의 전언. 웰빙이라는 말이 유행하기 전부터 송진우는 그런 식단을 활용해 온 셈이니 ‘웰빙 원조 선수’가 따로 없는 셈이다. 하지만 아직 이를 따르려는 ‘미투 선수’는 거의 없다. 요즘 젊은 선수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에는 좀 밋밋하기 때문.
그런데 최근 한화의 신세대 거포 이범호가 이 식단을 따라하고 나서며 파괴력 있는 장타를 쏴 올리고 있다. 이범호는 “한방씩 터지는 손맛의 비결은 송진우 선배가 추천해준 된장 식단에 있는 것 같다”며 공을 송진우에게 돌렸다.
▲ 롯데 선수 시절의 박정태(왼쪽), 삼성 배영수. | ||
신바람 야구로 불리는 LG에서 이것보다 더 강한 바람이 있었다면 아마 금연바람이 아니었을까. 현역 시절 날카로운 타격으로 ‘검객’으로 불렸던 노찬엽 코치는 2001년 별명처럼 담배와의 인연을 과감하게 잘라버렸다.
처음에 소리 소문없이 조용하게 금연을 실천해 온 노 코치였지만 조금씩 소문이 나면서 당시 김용수 책임 코치와 김상훈 타격 코치도 동참을 선언했다. 노 코치의 금연은 현재까지 진행형이다.
선뜻 금연과의 전쟁을 공표하는 선수는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최근 장재중 코치가 노 코치를 모델로 금연에 도전장을 던졌다.
야구팀? 농부들?-롯데
몇 년 전부터 국내야구에 스타킹을 무릎까지 바짝 올리는 ‘농부 패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심정수, 배영수(이상 삼성), 홍원기, 김동주(이상 두산), 조인성(LG) 등이 검정 스타킹을 선보이고 있다.
은퇴한 선수 중에는 박정태, 공필성(이상 롯데) 코치 등이 농부 패션을 고집했었다. 이처럼 아마 야구에서나 볼 수 있는 농부 패션을 프로 선수들이 애용(?)하는 데에는 움직일 때 편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정신력을 다잡겠다는 의지도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한 팀에서 몇몇 선수들이 농부 패션으로 나서는 것은 흔하지만 팀 전체가 스타킹을 걷어 올린 경우는 롯데가 ‘원조’다. 지난 99년 롯데는 성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스타킹 올리기’라는 자극제로 결의를 모으기도 했다.
김남용·김관식 스포츠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