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쫄티’에 선수들 좀 쫄았나요?^^”
▲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일요신문> 지령 700호를 맞아 배칠수씨와 ‘생생 인터뷰’를 결산하며 그와 처음으로 야구장이 아닌 술자리에서 만나 그의 현란한 입담을 라이브로 즐겨본다.
이영미(영): 2년 동안 ‘생생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참으로 힘든 일이 많았어요. 가장 고통스러웠던 게 배칠수씨의 스케줄이었죠. 선수들 일정은 정해져 있는데 배칠수씨가 워낙 바빠서 그 시간 맞추는 게 정말 고역이었어요.
배칠수(배): 그런 점에선 제가 너무 미안해요. 방송 일 외에도 이런저런 행사에다 광고 촬영 등을 하다보면 잠 자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니까요. 더욱이 일요일만큼은 일을 안 하려고 해요. 그 날은 야구를 해야 하니까(배칠수씨는 연예인 야구단 ‘한’ 팀과 인천의 사회인야구 석암리그에서 활동중이다).
영: 많은 야구 선수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는데 여러 가지 면에서 기억나는 선수들이 많을 것 같아요.
배: 너무 많은데…. 먼저 LG 이병규 선수가 생각나네요. 그 선수는 신인 때 워낙 잘했던 선수잖아요. 그래서인지 약간 건방지다는 소문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직접 보니까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우리가 또 그런 면에선 ‘간’을 잘 보는 성격이라 척 하는 건 금세 냄새를 맡아요.
영: 양준혁 선수도 기억날 듯한데. 그때 분위기가 묘했잖아요?
▲ 배칠수(왼쪽)씨와 이영미 기자 | ||
영: 도대체 한화의 정민철 선수는 왜 그렇게 챙기신 거예요?
배: 야구도 잘하지만 품성이 착한 친구예요. 시즌 막판에 부상을 당해 다른 선수들이 플레이오프 뛰는 걸 지켜봐야 하는 터라 지금 좀 힘들 거예요. 민철이가 인상적이었던 게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저한테 밥을 사겠다고 하더라구요. 방송 시작하면서 다른 사람한테 밥을 얻어 먹은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그 친구 연봉이 4억원 정도 되는 거예요. 운동선수도 돈 잘 버는구나 하면서 편하게 얻어 먹었어요.
영: 정민철 선수랑 비교했을 때 누가 더 돈을 잘 버는 거예요?
배: 하하. 당연히 배칠수죠. 올해 민철이는 연봉이 깎였다니까.
영: 만나고 싶었는데 기회가 닿지 않아서 아쉬웠던 선수도 있어요?
배: 조동찬(삼성)-조동화(SK) 형제를 인터뷰하고 싶었어요. 두 선수를 같이 만났음 했죠. 정수근-정수성 형제와는 또 다른 느낌을 주더라구요. 그들의 형제애가 굉장히 애틋하대요. 가정 형편도 어려웠구요. 어떻게든 꼭 한번 만나고 싶은 선수들이에요.
영: 선수들 만날 때마다 몸에 착 달라 붙는 티셔츠를 입고 와서 몸 자랑 하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는데.
▲ ‘생생인터뷰’를 통해 배칠수씨가 만난 야구선수들. 위부터 이병규 양준혁 정민철 정수근. 배씨의 입담에 SK의 이호준, LG의 진필중은 훈련시간도 잊은 채 인터뷰에 몰입했었다. | ||
영: 선수들이 배칠수씨를 만나면 굉장히 편한 분위기로 인터뷰를 했던 것 같아요.
배: 그들도 제가 야구 좋아하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 더 친근감을 느꼈겠죠. 같이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는 동질감이 더 크지 않았을까요?(SK의 이호준은 배칠수씨와의 인터뷰에 흠뻑 빠져 훈련 시간에 늦는 바람에 코칭스태프로부터 싫은 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LG의 진필중도 마찬가지)
영: 인기에 울고 웃는 선수들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배: 프로가 된다는 건 대단한 행운이자 기회예요. 그런데 이름 석 자만을 부여잡고 사는 선수들도 있어요. 그러다 현실을 깨닫고 표정이 달라지는 선수들을 볼 땐 참으로 안타까워요. 그런 면에서 지금은 은퇴한 장종훈씨를 존경하게 됐어요. 야구사에 입지전적인 인물임에도 굉장히 겸손하시잖아요.
그런데 잠깐! 난 ‘취중토크’라고 해서 연출만 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 어휴 이렇게 마시면 내일 아침 방송 펑크나는데…. 아줌마! 여기 두꺼비 하나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