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CJ나인브릿지클래식에 나란히 참가한 강수연(29) 박지은(26) 안시현(21). 안시현과 강수연이 본격적으로 합류한 지난해부터 셋은 미LPGA투어생활은 물론이고 한국에서 휴식을 취할 때도 시도 때도 없이 붙어 다녀 자칭 타칭 ‘미녀 삼총사’로 불린다. 농담삼아 스스로들 “우린 예쁜 애들끼리만 놀아요”라고 말할 정도.
가끔씩 술도 한 잔씩 하는데 주량은 강수연과 박지은이 비슷하고, 안시현이 조금 처진다는 후문. 박지은은 “원래 술은 잘 못하지만 지기 싫어하는 성격상 집에 와서 토하는 한이 있어도 수연이 언니만큼 먹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셋의 우정은 그렇다고 치고, 그럼 성적을 보자.
지난해까지만 해도 기량면에서는 박지은이 단연 돋보였다. 박지은은 지난해 베어트로피(시즌 최저타상)를 받으며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에 이어 ‘세계 넘버2’의 자리까지 올랐다. 그 다음은 안시현. 반면 한국랭킹 1위 출신의 강수연은 상금랭킹 45위에 그치며 미LPGA에서 평범한 선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시즌 상황이 급변했다. 강수연은 지난 8월 세이프웨이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올리고 상금랭킹 19위에 오르며 미국 진출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반면 박지은과 안시현은 나란히 상금랭킹 38위, 39위로 지난해에 비해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미LPGA 내부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녀삼총사’의 경우 이들의 친분이 연습, 플레이스타일, 그리고 성적까지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강수연은 원래 ‘게으른 천재형’이다. 쇼트게임 감각 등 “타고난 자질은 소렌스탐보다 낫다”는 평을 들을 정도지만 꾸준한 연습 등 성실성이 떨어져 미국 진출 후 기대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반면 박지은은 유명한 연습벌레다. “너무 연습을 많이 해서 탈”일 정도로 연습량이 엄청나다. 안시현은 좀 심하게 표현하면 ‘대학생’이다. 고등학교까지는 공부밖에 몰랐으나 대학 진학 후 연애도, 술도 적당히 즐기는 대학 신입생이다.
이런 셋이 다니다 보니 가장 덕을 보는 쪽이 강수연. 연습량이 많고 근성이 좋은 박지은과 조금만 일정을 맞춰도 이전보다 연습이 충실해진 것이다. 여기에 지난 겨울 스스로 “정말 연습 많이 했다”고 말할 정도로 본인의 자발적인 노력까지 더해지며 올시즌 부활을 예고한 것이다.
어쨌든 박지은은 성적이 떨어졌으니 득보다 실이 많았고, 어린 나이로 뭐든 언니들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안시현도 박지은과 함께 하향평준화가 됐다. 하지만 성적이야 어찌됐건 미녀삼총사는 여전히 미LPGA 한국선수들 중 가장 친분이 두텁다.
스포츠투데이 골프팀장 einer@stoo.com
온라인 기사 ( 2024.12.08 1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