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창덕궁 사이 ‘길지’예부터 권문세가 모여 살아
풍수지리적 측면에서 볼 때 북촌마을은 권문세가들이 모여 살던 최고의 길지였다고 전해진다. 서울의 최상지는 경복궁이고 그 다음이 창덕궁이라고 한다. 그 두 궁궐을 연결하는 선상의 지역에 있는 양기풍수상(陽氣風水上)의 최길지가 바로 북촌마을이었다는 것.
이 지역은 이른바 북고남저(北高南低)로서 겨울에 따뜻하고 배수가 잘 될 뿐 아니라 남쪽은 넓게 트였으며 남산의 전망도 좋아 정침(正寢·주로 일을 보는 방)이나 사랑(斜廊·가족이 거처하는 방)이 항상 남쪽을 향하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지역은 조선시대 때 당대를 호령하던 권문세가들이 주로 모여 살았던 곳이라고 알려진다. 당시 세도가들은 북촌마을에 모여 살며 권력 유지를 위한 정보 교환을 하는 등 그들만의 교류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당시 권문세가가 아닌 하급관리들이나 양반의 자손이기는 하나 현직의 고급 관인이 아닌 자들은 남산 기슭인 이른바 남촌(南村)에 살았다고 한다. 그곳은 음지(陰地)이기는 하나 배수가 잘 되고 지하수가 풍부하여 취수가 편리했다고 한다. 남촌은 오늘날의 중구 남산동에서 필동을 거쳐 묵정동에 이르는 지역을 말한다고 한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