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혈세 투입...시민들 혜택 뭔가?
특히 해당사업의 모든 일정이 목장원의 재개장과 거의 때를 맞춰 진행되고 있어 더욱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차선이 확장되는 것도 아니어서 특혜시비와 더불어 무분별한 혈세낭비의 표본이란 지적도 함께 나온다.
절영로 선형 개선사업 사업 위치 및 완공 후 조감도(위). 아래는 절영로 선형 개선사업 현장 바로 위에 위치한 목장원.
절영로 선형 개선사업은 오는 6월을 완공목표로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사업비는 31억 5000만 원으로 모두 시비가 투입된다. 이 사업은 지난 2014년 3월 특별교부금 1억 5000만 원이 확보되면서 본격 시작됐다. 이후 두 달 뒤인 5월 실시설계 용역에 들어갔다.
부산시 영도구에 위치한 목장원은 지난해 12월 약 2년간의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재개장했다. 리모델링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신축이나 다름이 없다.
원래 목장원은 영도에 위치한 목장을 고쳐 1985년 식육식당으로 문을 열었다. 오랫동안 명성을 날리던 중에 1998년 외환위기로 인해 어려움에 봉착했다. 이에 당시 목장원 대표가 급기야 친구인 신정택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며 신 회장이 이를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절영로 선형 개선사업은 바로 이 목장원을 위한, 종국에는 신정택 회장을 위한 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해당 사업과 목장원의 과거 발자취 및 사업 완공 후의 조감도를 들여다보면 곧바로 이해가 된다. 특혜논란에서 절대로 비껴 설 수 없는 요소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것이다.
우선 해당 사업을 통해 현재의 구불구불한 도로를 직선으로 변경하고 나면 기존 도로에서 파생된 유휴부지가 남는다. 이 부지는 향후 버스주차장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바로 목장원 아래에 대형 버스주차장이 마련되는 것이다. 관이 돈을 들여가며 민간 소유의 대형식당 밑에다가 넓은 면적을 가진 편의시설을 마련하는 셈이 된다.
해당 사업이 시작된 시점도 우연이라고 하기엔 석연치가 않다. 이 사업이 시작된 것은 2014년 3월로 목장원이 재개장을 위한 공사에 들어간 직후다. 다시 말해 목장원이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사업을 위한 준비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이 사업에 30억 원이 넘는 시비가 투입된다는 점도 역시 논란거리다. 공교롭게도 사업이 결정될 당시 부산시 수장으로 있었던 허남식 전 시장은 부산상의 회장을 지낸 신정택 회장과 비교적 사이가 좋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업이 결정된 이면에 대해 의혹을 가질 만한 대목이다.
특히 이 사업으로 일반시민들이 볼 혜택이 거의 전무하다는 점은 더욱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시민들이 이 사업의 완공으로 볼 수 있는 혜택이란 것은 100m도 채 안 되는 기존 곡선도로를 직선으로 주행할 수 있다는 것에 불과하다. 차선이 확장되거나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이 도로는 원래 해안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게 장점 가운데 하나였다. 구부러짐이 심하지 않아 드라이브코스로도 인기가 높았다.
부산경실련 이훈전 사무처장은 “유명 대형식당 아래에 버스주차장을 마련하기 위해 공사를 벌이고 있는 것은 누가 봐도 특혜”라면서 “특혜논란 이전에 100m도 채 안 되는 곡선도로를 펴는 데 교량까지 만들어가며 30억 원이나 넘는 혈세를 투입한다는 점도 크나큰 문제”라고 말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