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없다 ‘대가리’ 박고 돌진!
▲ 안정환(왼쪽), 박지성. 캐리커처=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토고전에서 골 넣은 후 언더셔츠에 새긴 ‘Y’자 때문에 의견이 분분한 것 같은데 어느 기사를 보니까 땀 때문에 Y자가 생겼다고 하더라. (웃으면서) 한마디만 하겠다. 땀이 찼다고 해서 셔츠에 Y자가 생기진 않는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선수들 심리를 이용하는 데 탁월한 실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내가 첫 골을 넣으면 선물을 사주신다고 약속했는데 결국 어제 그 선물을 받았다. 향수였다.
개인적으로 난 프랑스가 더 만만하다. 현재까지 우리는 승점 3점을 안고 가고 프랑스와 스위스는 승점 1점밖에 못 챙겼다. 누가 더 부담스럽겠나. 마지막 경기까지 변함없는 응원을 부탁드린다.
안정환 즐겁게 풀어갈 것
현실적으로 스위스에 비해 우리가 뒤처지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더 부담 없이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긴장하지 않고 뛰고 싶다. 그러나 막다른 길에서 스위스와 어려운 경기를 풀어가기보단 즐거운 마음으로 스위스전을 임했으면 좋겠다. 우리의 강점이라면 패기와 열정이다. 그 부분을 운동장에서 꼭 보여주고 싶다. 토고전은 첫 경기라 미숙했는데 점점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것을 약속한다.
박지성 끝까지 집중력 유지
(월드컵 경기 중 제일 재밌게 본 경기가 뭐냐는 질문에) 호주와 일본전이다(모든 기자들 웃음). 스위스와 프랑스를 비교해 어느 팀이 어렵다 쉽다 말할 수 없다. 두 팀이 우리보다 뛰어나고 서로 비기지 않았는가.
토고전에 골을 넣은 이천수와 정환이 형이 모두 2002년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들이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달려든다면 오히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토고전에서 태클을 많이 받았지만 비단 이번 경기만 그랬던 게 아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에 대해 묻자) 토고전을 보면서 전·후반의 차이를 느꼈을 것이다. 그게 월드컵이다. 첫 경험은 어느 대회나 떨리고 긴장되며 두렵기도 하다. 아마 다음 경기부터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을용 4년 뒤는 생각 안해
토고전 이후 우리 팀이 볼을 돌린 데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볼 돌리기는 현대 축구의 흐름이다. 다른 나라의 월드컵 경기를 봐라. 상황에 따라 백패스도 할 수 있고 볼을 돌리며 시간을 끌 수도 있는 것이다. 오로지 공격 축구만이 최고의 플레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스위스 경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뾰족한 수가 없다. 무조건 ‘대가리’ 쳐박고 돌진해야 한다. (4년 후 월드컵 출전에 대해 묻자) 이번이 마지막이다. 다음 월드컵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송종국 자신감 있으면 된다
독일 잔디가 공이 잘 안 구르는 편이다. 그래서 패스 타이밍이 늦어질 때가 있다. 경기장 잔디 적응이 관건이다.
예상은 했지만 경기를 풀어가다 보면 긴장을 하는 선수들이 있다. 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말고 자신감 가지고 덤벼든다면 무서울 게 없을 것이다. 설령 첫 골을 먹었다고 해도 실망하지 말고 밀어붙여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테크닉도, 체력도 아닌 자신감이다.
박주영 빠른 경기 펼칠 것
배운다는 마음으로 월드컵을 보고 있다. 선수 중에서 안 뛰고 싶은 선수가 누가 있겠나. 어느 경기에 투입될지 모르지만 언제 어느 시간에 들어가도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프랑스와 스위스 경기를 봤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런 점에선 우리가 더 유리할 수 있다. 그들보다 우리가 한 템포 더 빠르게 움직인다면 더 좋은 경기를 펼치게 될 것이다.
독일 베르기시 글라드바흐=이영미 기자 bo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