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이벤트’로 스트레스 날려요
부모가 답답할 정도면 자식은 그 이상이다. 부모가 미칠 정도면 자식은 돌아버릴 것이다. 만약 내 입에서 형편없는 결과물에 대해 야단을 치고 화내는 소리가 나간다면 그건 아픈 데 더 아프게 만드는 꼴이다.
현진이가 야구를 시작한 이후, 시합이 있을 때마다 경기가 끝나면 우리 가족은 외식을 했다. 가족들이 다 모이지 못할 때는 나랑 현진이랑 둘이서 외식을 했다. 그리고 2차는 노래방을 갔다. 노래방 가서 아버지와 아들이 듀엣으로 노래를 부를 때도 있었고 반주에 맞춰 춤을 추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다. 이유는 한 가지였다. 지든 이기든 간에 그날 경기는 모두 잊어버리게 해주고 싶었다. 또 다음 게임이 있고 그 게임에 최선을 다하려면 모두 잊어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그 이벤트는 프로 가기 전까지 변함없이 이뤄졌다. 글쎄 그런 이벤트가 어떤 효과를 나타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현진이가 외모와는 달리(?) 낙천적이고 여유있는 성격을 갖게 된 데에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