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북도 신청사를 찾은 서울에 사는 한 출향인사의 말이다. 언론을 통해 개청 소식을 듣고, 아내와 며느리, 손자까지 대동하고 일부러 찾아 왔다는 그는 예천이 고향이다. 조만간 서울의 친구들과 다시 내려오겠다며, 미리 단체관람객 안내 신청을 해놓고 갔다.
경북도(도지사 김관용)는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각된 신청사가 전국적인 인기몰이를 하는 바람에 일손이 바빠졌기 때문.
이를 위해 도는 지난달 29일부터 7명의 직원들로 구성된 ‘청사운영기획팀(T/F팀)’을 가동시켰다. 정문에는 방문객안내소를 설치하고, 청사 안내·해설사도 6명에서 9명으로 늘렸다.
지난 3일부터는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구내식당의 휴일 영업도 시작했다. 실국장들이 관람객들을 직접 안내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목격된다.
10일 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3개월 동안 일일 평균 2000명, 총 18만명이 신청사를 관광했다.
늘어나는 추세도 가파른데, 1월 2만명, 2월 7만명, 3월에는 8만명이 다녀갔다. 본격적인 관광철로 접어든 이번 달부터는 훨씬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어 연말까지는 1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도관계자는 전했다.
관광 패턴도 다양해지고 있다. 평일에는 주로 단체관광객이 많은 반면에, 휴일에는 가족단위, 연인 등 개별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초기에는 도내 관광객이 주류였다. 하지만 지금은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근의 부산·대구·울산은 물론이고 충청권과 수도권의 관광객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는 신청사에 대한 입소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 공공건물로서는 보기 드문, 기와지붕과 화강암으로 마감한 한옥 외형일 뿐만 아니라, 실내 장식 하나하나에도 전통의 아름다움과 멋이 가득 담겨 있다.
우선, 현관을 들어서면 선비의 상징인 ‘붓과 벼루’를 형상화한 아름다운 조형물을 만날 수 있고, 양 옆으로는 각각 한글과 한문으로 쓴 대형 서예 작품이 기다리고 있다. 복도 곳곳에는 수묵화, 화각, 도자기, 병풍 등 다양한 전통 예술작품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야외 조경에도 전통미가 물씬하다. 병산서원 만대루를 형상화한 81미터에 달하는 회랑, 전통 양반가의 대문에서 따온 ‘솟을삼문’, 안압지를 모티브로 한 ‘세심지’가 그 대표적이다.
경내는 작은 수목원이다. 높이가 2미터 이내인 관목 18만주, 키 큰 교목 4500여본이 심어져 있다. 대부분 우리나라 자생종이다.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신청사 인근에 자리한 많은 문화유산들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끄는데 톡톡히 한몫 하고 있다.
신청사와 10분 거리에 하회마을, 30분 거리에는 도산서원·봉정사·회룡포·삼강주막, 1시간 거리에는 소수서원, 부석사·용문사·고운사 등이 자리하고 있다. 여행코스도 입맛대로 짤 수 있다. 벌써 일부 여행사에서는 신청사와 이를 한데 묶은 관광상품을 내 놓고 발 빠르게 영업에 들어갔다.
김관용 지사는 “도청은 직원들의 사무공간이기 이전에, 경북의 문화가 담겨있고, 경북인의 정신이 배어있는 상징물이다”라며, “경북의 특성에 맞게, 경북의 혼을 담아 건립한 것이 많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게 된 비결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북도청에 오시면 대한민국이 한 눈에 보인다. 앞으로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하게 짜고, 인근 문화유적지와 잘 연계해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cch@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