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장성호 ‘색시 덕에 금봤다’
▲ 라이벌인 일본 이시이 사토시를 한판승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딴 유도의 장성호. 경기 직전 아내가 정성스럽게 끓여준 ‘홍삼죽’을 먹고 제대로 위력이 발휘된 듯. 연합뉴스 | ||
유도 이원희(25)의 가족들도 도하에서 응원을 펼쳤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한국에서 왔고, 미국 애너하임에서 뮤직비지니스를 공부하는 누나는 영국을 거쳐 도하로 들어왔다. 아버지 이상태 씨는 “큰 가방에 대형 태극기 2개와 소형 태극기 50여 개를 담아왔는데 입국 수속을 받을 때 짐이 없어졌는지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아들 이원희는 가족들이 온 것만으로도 힘이 된 듯했다. 무릎과 발목이 좋지 않았는데도 5경기 중 4경기를 한판승으로 이겨 유도 그랜드슬램(아시아선수권·세계선수권·아테네올리픽·도하아시아경기대회)을 한국 최초로 달성했다. 이원희가 도하에 올 때 콩잎, 씀바귀김치, 된장찌개 팩을 싸줬다는 어머니 이상옥 씨는 “한국에 가면 원희가 좋아하는 붕어찜을 해주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이 끝난 뒤 그는 “태극기가 올라가는데 정말 뭉클했다. 정말 술 한잔 하고 싶다”며 껄껄 웃었다. 바로 셋째 아들 동선(17)군이 금메달을 땄기 때문이다. 188㎝의 장신인 동선 군은 현재 미국 승마 명문학교인 태프트스쿨에 유학 중이다. 김 회장은 “선친과 나도 말을 탔는데 아들이 가장 잘 타는 것 같다”고 자랑했다. 그는 “아들이 승마에 굉장히 미쳐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수행원은 “동선 군이 500㎏이 넘는 말을 움직이게 하는데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거들었다. 삼성의 이재용 상무도 한때 승마 국가대표를 한 적이 있다. 그는 대학교 때 장애물 경기 도중 낙마하는 사고로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김 회장은 “말을 타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기 때문에 아들에게 늘 겸손하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송호진 한겨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