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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일요신문] 김재원 기자 = 모두가 잘 아는 우화 한 편이 있다. 강아지가 큰 뼈다귀를 물고 기분 좋게 강을 건너다 물에 비친 자신을 다른 개로 알고 남의 뼈를 부러워하며 짖다가 결국 자신의 것을 물에 빠드리고 후회한다는 얘기다.
대구시는 이달 초 전기차 산업육성 및 보급확대를 위해 전국 최초로 지자체가 주도하는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사업을 추진해 오는 10월까지 31개소에 100기 이상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대구시 공용 충전시설은 환경부에서 보급한 공공급속충전시설 4개소 4기만 있어 충전기 사용이 어려웠고 충전 수요자가 몰릴 시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의 불편을 겪어 전기차 보급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전기차 이용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전기차 보급 확산을 통한 미래형 전기차 선도도시 조성을 위해 총사업비 40억 원을 투입해 충전기 100기를 설치하고 관제시스템 및 콜센터도 구축해 이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구시는 현재 대구에 거주하는 시민 또는 법인 등을 대상으로 전기자동차 197대를 차량 지정대리점에서 접수받고 있으며 대상자는 차량구입비 1800만 원과 충전기 설치비 400만 원 지원 및 최대 400만 원의 세제 감면 혜택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모두 전기차 보급을 크게 확대하기 위한 것인데 이것은 대구시의 전기차 관련 인프라가 크게 미흡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신산업 지표를 보면 2015년 기준 대구시의 전기차 등록대수는 72대고 급속충전기는 4대에 불과하다.
이로인해 대구시의 전기차수는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 중 11번째이고 급속충전기는 12번째여서 사실상 최하위권이다.
문제는 대구시의 이번 전기차 육성계획에 따라 급속충전기 100기와 전기차 190여대를 추가한다고 해도 중상위권에 도달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급속충전기는 전국 최고 수준으로 뛰어오르겠지만 시민들이 정작 이용할 전기차수는 제주 2300여대, 서울 1300여대는 물론이고 전남 370여대, 경남 310여대도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대구시는 엄청난 예산을 투자하고 오랜 기간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하며 도심내에 도시철도를 구축했다. 이 도시철도가 친환경적이고 선진화된 교통체계인 것을 왜 알지 못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타 지자체들이 부러워하고 외국에서 조차도 구축하기 어려운 친환경 도시철도를 구축해 놓고 갑자기 전기차 선도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도시철도에 대구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생활자전거를 접목할 경우 대구시의 교통체계가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며 이것이 대구의 지속가능한 교통체계 모습이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자전거가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효율이 가장 높은 지속가능한 교통매체”라는 것을 다시 강조하는 것은 사족이겠지만 대구시는 남의 뼈다귀(?)에 군침을 흘리기 보다는 가지고 있는 도시철도와 자전거에 대한 관심과 활용방안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멋있는 유럽 도시의 전기차는 남의 뼈다귀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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