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자” 10대들도 조건만남 노출 헉!
채팅 앱을 통해 한 익명 남성 이용자가 성매수를 시도하고 있다.
현재 알려진 채팅 앱 종류만 700여 개. 기자가 20대 여성으로 채팅 앱에 접속하자마자 기자와 1km 내외 주변에 있는 남성들이 쪽지를 보내왔다. 한 남성은 먼저 금액을 제시하며 “나는 외모나 몸매를 보지 않는다”고도 했다. 대부분 성매매에 악용되는 채팅 앱은 쪽지 기능뿐만 아니라 게시판 기능도 있다. 자신의 모습을 묘사하거나 성적 취향과 함께 ‘지금 만나자’고 적은 글이 대부분이다. 간간이 사진도 보인다. 상대방이 마음에 들면 포인트를 지불하고 쪽지를 보내면 된다. 쪽지에서 서로 가격 협상을 한다. 서로 맞는 상대라면 이보다 쉽고 빠른 ‘만남’은 없다.
20대 여성으로 가입하자마자 ‘조건 만남’을 하자는 남성들의 쪽지가 쇄도했다.
게다가 돈을 지불하지는 않지만 ‘하룻밤’ 만남을 위해 채팅 앱을 이용하는 사람도 넘쳐난다. 기자에게도 “거리도 가까운데 야하게 놀자”며 “서로 사생활은 절대 터치하지 않겠다”며 애무를 하자거나 성관계를 하자는 쪽지가 계속 왔다.
보통 20대 초반 여성의 경우 10만 원에서 15만 원가량 화대를 받는다. 외모나 몸매에 따라 화대는 더 올라간다.
지난 4일 ‘제43차 성매매방지대책 추진점검단 회의’에서 여성가족부는 2016년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경찰청은 온라인 조건 만남을 유인하는 사이트·앱에 대한 상시적 모니터링 및 단속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한 경찰교육원 교육과정에 ‘풍속단속실무과정’을 운영해 풍속단속팀의 전문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지난 2월 22일부터 한 달 동안 채팅 앱을 악용한 성매매 집중 단속해 총 463건, 1123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검거 인원 중 성매매 여성은 403명 성매수 남성은 421명, 업주 및 종업원은 299명이었다. 단속 결과 채팅 앱을 통한 성매매는 대부분 여성을 가장한 남성 알선자들이 접근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성매매 악용 채팅 앱은 즐톡과 앙톡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즐톡은 252건, 앙톡 175건, 그리고 또다른 채팅 앱인 영톡과 플메톡은 각각 25건과 3건이었다.
대다수 성매매에 악용되는 채팅 앱은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다.
다만 플메톡처럼 휴대폰으로 본인인증을 하는 등 다른 앱에 비해 인증 절차가 다소 까다로운 앱은 성매수 남성을 특정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앱을 통해 성매매를 시도하는 남성 수 자체가 적다.
채팅 앱에서 만난 한 남성은 기자에게 “먼저 내 신상정보만 말하지 않는 이상 뒤탈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조건 만남’도 할 의향이 있지만 잘하면 ‘공짜’로 밤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즐톡과 앙톡을 운영하는 업체들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거듭 연락을 취했으나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경찰청은 오는 5월까지 여성가족부와 함께 채팅 앱을 통한 성매매에 집중단속을 나설 계획이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
게이들 만남의 장 ‘남성 전용 앱’도 등장 지난 11일 부산에서 동성애 남성 A 씨가 같은 동성애 남성 B 씨에게 수면제가 든 음료를 먹이고 금품을 갈취한 사건이 있었다. 이 둘은 남성 전용 만남 앱을 통해 만났다. 이 앱을 이용하면 거주 지역과 세계 전역의 ‘게이’와 채팅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이 사건의 경우 성매매를 시도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을 담당한 부산진경찰서 강력 3팀 박승찬 경사는 “조건 만남은 아니다”라며 “금품 갈취 당한 사람이 신고한 사건”이라고 일축했다. A 씨는 초범이라는 이유로 구속되지 않았으나 현재 다른 서에서 절도죄로 구속된 상태다. 이 외에도 다양한 남성 전용 만남 앱이 존재했다. 이런 남성 전용 만남 앱에선 남성 이용자가 ‘남성’을 구하는 글을 남기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 한편 여성 만남 전용 앱들도 있다. 다만 앱의 특성상 운영자의 모니터링이 강한 만큼 앞선 채팅 앱과 같은 조건 만남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민] 다른 채팅 앱에서도 ‘남성 파트너’를 구하는 남성 이용자를 간혹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