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막을 내린 미LPGA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는 18세의 신예 모건 프리셀이 역대 최연소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박세리 프로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향해 눈부신 선전을 펼쳤지만 최종일 부진으로 우승을 놓쳐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아직 정상 컨디션을 완전히 찾지 못한 상황에서도 큰 대회만 되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박세리에게 정말이지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 안시현과 이지영에게도 더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 올해 한국선수들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인 안시현은 나비스코대회까지 3경기 연속 톱10을 기록하며 최근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 파워 드라이버로 미LPGA 비거리 1위에 올라 있는 이지영도 오히려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주는 미LPGA의 자선골프대회를 소개하려고 한다. 나비스코대회가 끝나고, 이지영 정일미 강수연 한희원 등 미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28명의 한국선수들은 지난 4월 2일 LA에서 열린 자선골프대회에 참가했다. 이 대회는 미주 한인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 참가해 프로 1명, 아마추어 4명으로 팀을 짜 스크램블 방식으로 우승자를 가렸다. 대회 수익금은 LA 한인사회를 위한 일에 쓰인다.
전날(일요일) 대회가 끝난 탓에 선수들은 모두 많이 피곤한 상태였지만 좋은 취지의 행사인 만큼 많은 선수들이 동참했다. ‘코리안 시스터스’뿐만 아니라 최근 미PGA투어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위창수(찰리위) 프로도 참가해 자리를 빛냈고, 입양아 출신 스키선수로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한 토비 도슨도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도슨은 스키로 다져진 단단한 하체를 바탕으로 향후 프로 골프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미LPGA투어에서는 시즌 중 월요일을 이용해 크고 작은 자선골프대회를 많이 개최한다. 이번 한국대회도 이런 자선대회 중 하나다. 미LPGA에서 한국의 위상이 크게 높아진 만큼 이런 행사가 더 많이 열려야 한다. 특히 한인들만의 행사가 아닌 미국 지역사회를 위해 한국선수들의 봉사도 많아져야 한다. 그래야 한국 여자골프가 성적뿐 아니라 문화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미국 프로투어는 남녀를 막론하고 거의 매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자선행사’가 많다. ‘자선’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만큼 선수들은 돈을 받지 않을 것 같지만 사실 선수들은 소액의 수고비를 받는다. 오히려 공식대회 프로암 행사에 참가할 때는 돈을 받지 않는다. 잘못해서 이때 아마추어로부터 금품을 받으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성적이 나쁜 선수들은 이와 같은 자선행사와 비공식 프로암대회 출전으로 경비를 충당한다. 물론 몇몇 선수들은 자선골프대회 이후 받은 수고비를 다시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도 골프대회가 참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안다. 하지만 아직 자선행사는 많지 않다. 미국의 자선문화는 ‘대회 자원봉사자 문화’와 함께 한국골프가 시급히 배워야할 ‘진짜 골프 기술’이다.
미국 LA에서 송영군 통신원
온라인 기사 ( 2024.12.08 1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