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 여친 본색은 ‘프로선수 킬러’
일반적으로 야구 선수들의 사생활은 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편이다. 야구란 종목 자체가 각종 수치와 이로부터 파생되는 얘깃거리가 많기 때문에 굳이 사생활까지 기사화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프로야구도 사람 사는 곳이다. 사생활 문제 때문에 구설수에 오르는 선수들 얘기를 모아본다.
꽃뱀에 물릴 뻔한 A
가끔씩 이런 사건이 발생한다. 몇 년 전 모 구단의 A 선수가 황당한 일에 연루됐다. 조각 미남 스타일인 총각 선수 A는 동료들과 함께 호텔 나이트클럽에 놀러 갔다가 속칭 ‘부킹’을 통해 젊은 여성을 만났다. 자연스럽게 ‘원나잇 스탠드’를 위해 방으로 옮긴 지 얼마 후 A는 한밤중에 관할 경찰서로 붙잡혀 갔고 긴급 연락을 받은 구단 직원이 찾아와서 경찰서를 벗어날 수 있었다. A가 경찰서에 연행된 이유는 성폭행 혐의. ‘부킹’했던 젊은 여성이 여기저기 찢겨진 상의를 입은 채 A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진술했던 것. 물론 A는 “절대 아니다”라며 항변했지만 정황상 상당히 불리했다. 구단에선 언론 보도를 막으려 기를 썼다. 모그룹 홍보가 주목적인 프로야구단에서 성폭행 선수가 나온다면 얼마나 큰 손해인가.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해당 선수는 성폭행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호텔 복도에 설치돼 있는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통해 증거가 나온 덕분이다. 당시 화면에 따르면 문제의 여성은 A와 함께 방에 들어간 뒤 잠시 후 갑자기 문을 벌컥 열고 뛰쳐나오면서 스스로 자신의 상의를 여기 저기 찢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함을 치면서 마치 성폭행 현장에서 도망 나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이 여성은 흔히 얘기하는 ‘꽃뱀’이었다. 얼굴이 알려진 프로야구 선수를 상대로 거액의 돈을 뜯어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A는 가까스로 가슴을 쓸어내렸고 해당 구단에선 “원정 경기 때 숙소를 이탈하면 엄벌에 처하겠다”는 지시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혼설 나도는 B
최근 지방 구단의 주전 선수 B가 부인과 이혼할 위기에 놓여 있다는 소문이 들려오고 있다. 사실상 이혼이 눈앞이고, 별거한 지는 꽤 오래됐다는 후문이다. B의 부인은 연예인 못지않은 미모에 상냥한 미소까지 갖춘 인물.
결혼 초기에는 잉꼬부부로 소문난 두 부부는 B의 연봉이 점점 높아지면서 불화가 일기 시작했다. 천성적으로 남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B가 생활이 풍족해지자 다른 여자를, 그것도 여러 명을 번갈아가면서 만나기 시작한 것. 아예 특급 룸살롱 한 곳을 단골로 드나들며 술과 여자에 빠지기 시작했다. 참다 못해 이를 말리는 부인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면서 B의 방탕한 생활은 계속됐다. 결국 파경 직전에 이르렀는데 그들을 아는 야구인들은 이혼 도장 찍는 건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물론 99%의 유부남 야구 선수들은 건실한 생활을 한다. 3연전 혹은 6연전씩 원정 경기를 가더라도 부인, 아이들과 매일 통화를 하며 숙소 생활의 고단함을 달래곤 한다. 시즌 중에는 며칠씩 집을 비우는 일이 잦다. 그러나 오히려 이 같은 점이 애틋한 결혼 생활을 굳건하게 지켜주는 힘이 된다고 말하는 야구 선수들이 많다.
때때로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진다. 남편이 원정경기 때 바람을 피울까봐 직접 현장에 가서 지키고 서있는 것이다. 모 구단 C의 부인은 과거 전국 야구장에 매일 나타나는 것으로 유명했다. 야구장에서 떡하니 지키고 있으면 경기 후 C가 한눈팔 시간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C는 이전에 다른 여자를 잠시 만났다가 부인에게 들킨 ‘경력’이 있었다. 당시 구단 관계자들은 “저렇게 살 바에는 차라리 이혼하는 게 맘 편할 텐데 대단한 정성이다”라며 웃기도 했다.
어떤 경우엔 야구 선수들 부인끼리 모여 친하게 지내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예전에는 몰랐던 구단 사정, 스케줄을 훤히 꿰뚫게 된다. 결국 선수들은 하다못해 친구와 소주 한잔 마시려 해도 부인에게 정확한 알리바이를 대야 한다.
육탄돌격 그때 그 시절
프로 초창기 시절 현역으로 활동했던 지방 모 구단의 D 코치는 25년 전 얘기를 할 때마다 입에 거품을 문다. “휴대폰도 없던 당시에는 경기 끝나고 숙소에 돌아가면 여기저기서 방으로 전화가 왔다. 팬이라는 여성들이 한 번만 만나자고 연락해오는 것이다. 무턱대고 찾아와 노크를 한 뒤 방문을 열면 불쑥 뛰어 들어오는 여자도 있었다.”
당시 프로야구 선수의 기본 연봉 1200만 원은 어지간한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거액이었다. 게다가 프로야구 인기가 워낙 높던 때라 야구 선수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이 많았다고 한다. 때론 ‘육탄 돌격’을 할 정도로 말이다. ‘마담 뚜’의 수첩에도 야구 선수의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D 코치는 “어떻게 알았는지 옆방을 잡아놓고 기다리다가 건너오라고 전화하는 여자도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방탕한 생활을 할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며 웃었다. 실제로 그런 생활을 즐긴 선수도 여럿 있었다.
요즘은 무모하게 대시하는 여성 팬들도 없거니와 설령 있다 해도 야구 선수들이 몸을 사린다. 앞서 ‘꽃뱀’에게 호되게 당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자칫하면 큰 망신을 당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디지털 카메라와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이라 얼굴이 알려진 선수들은 몸조심을 할 수밖에 없다.
운동에만 전념한 탓인지 나이에 비해 무척 순진한 성격을 갖고 있는 야구 선수들이 꽤 있다. 2년 전 지방 구단의 E 선수는 예쁜 여대생을 애인으로 삼게 돼 여기저기 자랑하고 다녔다. 참한 성격에 이것저것 뒷바라지도 잘해주는 여자 친구에게 푹 빠진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한 달쯤 지나면서 E는 이상한 소문을 듣게 됐다. 여자 친구가 자신을 만나기 전에 프로농구, 프로축구 판에도 드나들며 선수들에게 추파를 던졌다는 얘기였다. 결국 사실을 확인한 E는 여자 친구에게 결별을 선언했다. 그 여성은 프로 선수와 사귀는 걸 광적으로 좋아하는 팬이었던 것. 3대 프로스포츠 선수와 모두 사귀어보는데 성공한 그 여성은 만족했겠지만 좋은 배필을 만났다고 착각했던 E는 마음의 상처가 꽤 컸다는 후문이다.
문성한 야구전문 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