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예산도 바닥…지원 없으면 다음달부터 ‘보육대란’
광주시교육청 전경
광주시교육청이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광주시의회 4월 임시회에 제출키로 했지만,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세우지 않기로 해서다. 또한 어린이집 역시 다음 달이면 지원금이 끊길 상황이어서 ‘2차 보육대란’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1월 26일 광주시장, 시의장, 교육감이 긴급회동해서 누리과정(어린이집, 유치원) 균등지원에 합의해 3개월분을 예산 편성하면서 가까스로 보육 대란을 막았다. 그러나 책정된 예산이 바닥나면서 2차 위기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지난 1월 교육청 담당인 3개월 치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176억 원을 편성해 시의회 승인을 받았으나 이번 달부터는 책정된 예산이 없다.
하지만 시 교육청은 이달 27일부터 열리는 제248회 광주시의회 임시회에 누리과정 예산안을 제출하지 않고 6월 임시회에 넘겨 9개월분 556억 원을 반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도 3개월분만 편성된 만큼 ‘2차 보육 대란’의 현실화가 우려된다.
매월 필요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은 학비 22만 원, 방과 후 수업료 7만 원 등 1인당 29만 원으로, 지원 대상은 2만 3907명이다. 당장 교사 월급일인 25일을 전후해 교사들에게 월급을 줘야 하지만 이번 달 예정된 추경에 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임금이 체불될 것으로 보인다. 유치원 운영비도 끊기면 원아 수가 적은 영세한 유치원은 당장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다른 사업비로 4월분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60억 원)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의회의 동의가 필요해 실현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보육기관인 어린이집 역시 광주시가 임시방편으로 3개월분 180억 원을 책정했지만, 지원 계획이 없으면 5월부터 예산이 끊기게 된다.
마침내 이를 보다 못한 조영표 광주시의회 의장이 광주시와 시 교육청의 시급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 의장은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4월 추경예산에 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하지 않아 보육대란이 불가피해졌다”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둔 4만 4000여 명 학부모와 3000여 명 교사는 추경예산 편성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시 교육청은 가용재원 부족 등을 이유로 추경예산안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 의장은 “교육청 예산에 누리과정 유보금 422억 원이 예비비로 편성돼 있는데도 추경예산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아 매우 우려스럽다”며 “교육감과 시장은 더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에 투입할 재원이 부족해 부득이하게 6월 추경에 사업비를 반영하게 된 것”이라며 “사업비를 조정해서 다른 사업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 등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지만 보육대란 직전에서 극적 돌파구가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