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쩍 마른 거인들 ‘조심’
마르판증후군은 대동맥이 갑자기 터지고 극심한 통증을 느끼면서 급사하는 병으로 마르고 키가 큰 사람에게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소아과의사 안토니 마르판의 이름을 딴 희귀병이다. 86년 일본 실업배구에서 활약하다 쓰러져 숨진 미국의 흑인선수 플로 하이만(193cm)과 90년 미NBA 드래프트 랭킹 1위로 꼽히던 대학농구의 유망주 행크 게더스(203cm)가 마르판증후군으로 급사했다. 김병선도 200cm의 장신이었다.
김병선 외에도 70~80년대의 배구코트를 주름잡았던 강두태(197cm)가 90년 마르판증후근으로 의심되는 증세로 유명을 달리했다. 또 한국에 고공농구시대를 연 농구스타 한기범(43·207㎝·사진)도 아버지와 농구선수였던 동생(한기수)을 같은 병으로 잃은 후 예방 차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받으면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격한 활동을 할 수 없고 3개월마다 이상 여부를 검진받아야 한다.
현재 농구계를 떠나 일산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한기범 씨는 “우리나라 사람은 190㎝가 넘으면 발병 가능성이 있다. 키가 크고 많이 마른 사람은 정밀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즉 키가 큰 장신선수들은 얼굴과 손발이 클 경우 말단비대증을, 비쩍 마른 경우는 마르판증후군을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