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컨대 올해 LPGA투어에서 강화된 룰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슬로우 플레이(늑장 플레이)에 관한 강력한 제재다. 만약 심판관이 슬로우 플레이로 인하여 10번 타임을 잰다면 해당 선수는 2500달러의 벌금을 부과받는다. 그리고 11번째부터는 한 번 타임을 잴 때마다 1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정말이지 강력한 규제 조항이다. 이러한 조치는 선수들의 슬로우 플레이로 인하여 여자 투어의 관중이 감소한다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려진 처방이었다.
한 팀에 3명이 나가는 경우 한 선수의 늑장 플레이로 인하여 다른 두 명의 선수까지 피해를 입게 되는데 얼마 전 한 한국 루키 선수의 아버지는 자기 딸이 동반 선수의 슬로우 플레이로 인하여 2타의 벌타를 먹었다고 억울해했다. 처음엔 필자도 동정심이 들었지만 2주 후 LPGA사무국이 바로 그 한국 선수에게 25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사실은 그 한국 선수가 다른 선수들로 인하여 피해를 본 것이 아니고, 오히려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를 줬기 때문이다.
이제 그 선수는 LPGA 심판관들이 타임을 잴 때마다 1000달러라는 벌금을 물어야하는 불리함에 처하게 됐다. 아마 심리적으로도 많이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또 다른 예도 있다. 올시즌 개막전인 SBS오픈에서는 한 한국 선수가 파38번홀에서 티샷을 한 후 화장실에 들렀다. 여기까지는 좋은데 볼일을 본 후 동반 선수들을 따라가기 위해 지나가던 자원봉사자의 카트를 그린까지 얻어 탔다. 경기 중 플레이어는 카트를 탈 수 없다는 아주 기본적인 룰도 몰랐던 것이다. 당연히 이 선수는 2벌타를 받았다.
이 선수는 얼마 전 박세리가 우승한 제이미파대회 때 파3홀에서도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를 하다가 클럽이 뒷나무 가지를 때려 한 타의 벌타를 받는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원래 스코어(그나마도 더블보기였다)를 적어내 동반 플레이를 한 외국 선수들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실격 처리가 되지는 않았지만 스코어를 속였다는 오해를 받게 됐다.
한국 선수들의 뛰어난 활약으로 인하여 앞으로도 외국 선수들의 견제와 시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괜스레 구설에 오르거나 벌타와 실격 같은 불이익을 받기 전에 미국투어의 룰과 문화를 빨리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미국 뉴욕=송영군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