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단속이나 잘 하세요’
2년 전 쯤에 있던 일이다. 프로축구단의 젊은 수비수였던 A는 벤츠사의 자동차 한 대를 몰고 다녔다. 차세대 수비수란 말을 들으며 막 스타로 발돋움하려는 그가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자 주위의 관심이 집중됐다.
청교도적인 삶을 사는 것으로 알려지는 A의 소속팀 감독은 당연히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문제는 2주 정도 후에 터졌다. A가 차를 BMW로 바꾼 것이다. A는 며칠 뒤 감독으로부터 꾸중을 들어야 했다. 젊은 선수의 정신자세에 대한 훈화였다. A는 감독이 사라진 뒤 한마디 툭 내뱉었다. “자기 아들은 외제차 타고 다니면서 왜 나한테만 뭐라고 해.”
외제차에 얽힌 얘기는 또 있다. 이적한 팀에서 명성을 쌓아가던 B는 연봉계약을 성공적으로 끝낸 뒤 벤츠 한 대를 구입했다. 친구를 태우고 한 바퀴 돌던 그는 교통사고를 냈다. 문제는 그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였다는 것이다. 더욱이 B는 무면허였다. B의 한 측근은 면허도 없는 선수가 왜 외제차를 샀느냐는 주위의 질문에 “전들 압니까. ‘가오’ 잡고 싶어서 하나 샀나보죠”하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B는 허영심의 대가로 한동안 마음고생을 톡톡히 해야 했다.
박지성도 자동차 때문에 맘 고생을 한 적이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 초기 기아자동차로부터 받은 쏘렌토는 박지성보다는 그의 에이전트들이 더 많이 타고 다녔다. 문제는 에이전트 중 한 명이 맨체스터 외곽에서 과속 운전으로 감시 카메라에 찍히며 불거졌다. 만만치 않은 금액의 벌금이 부과됐고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로 나오라는 통보까지 받았다. 다행히 ‘박지성이 아니라 박지성의 에이전트가 몰다가 그렇게 됐다’는 게 밝혀져 일이 마무리됐지만 하마터면 경찰서 출입을 할 뻔했다.
전광열 스포츠칸 체육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