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저곳서 뻥뻥 ‘폰지사기’가 뭐길래…
‘돌려막기’를 시도하는 투자회사들은 당초 황당할 정도의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유인한다. 처음에는 이들 투자회사가 실제 투자에 성공해 상당한 수익률을 기록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실제 투자 성공 사례는 신규 투자자를 모집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그러나 실제 투자가 계속 성공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즉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고수익을 언제까지 보장할 수는 없다는 것. 결국 어느 시점이 되면 기존 투자자들과 약속한 고수익과 원금을 보장하기 위해 신규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사용하게 된다. 투자회사는 이 같은 사실을 숨기고 여전히 실제 투자가 잘 되고 있는 것으로 포장, 즉 사기로 신규 투자자와 투자금을 계속 모집하는 것이다.
지난해 투자자문사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내세워 70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모집했다. 사기·유사수신 등의 혐의로 기소돼 5월 중 1심 판결이 날 예정이다. 이철 VIK 대표는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에게 6억여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지난 4월 29일 서울 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최의호)는 이 대표에게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금품을 수수한 김 전 처장에게는 징역 1년 6월과 추징금 6억 2900만 원을 선고했다.
한편 VIK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이 독립해 설립한 ‘백테크’라는 업체도 부동산 등에 투자할 펀드를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투자자들로부터 400억~500억 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백테크 역시 올 초 폰지사기 의혹으로 고발돼 경찰 수사를 받았다. 최근 경찰 수사가 마무리돼 주모자 팽 아무개 씨를 포함 핵심 관련자 4명이 구속돼 검찰로 넘겨져 곧 1심이 시작될 예정이다.
한 백테크 투자자는 “경찰에서 밝히기를 팽 씨가 전과 12범이라고 하더라”며 “이제 원금 회수는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강력한 처벌이 있었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재훈 기자 julia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