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안되면 찔러나 볼까?
▲ 연합뉴스. | ||
‘아시아의 루니’로 불리는 북한대표팀의 공격수 정대세(가와사키 프론탈레). 그를 바라보는 국내 축구팬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최전방을 휘저을 수 있는 공격수가 필요한 대표팀에 꼭 필요한 선수인데, 이미 북한 국적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한 탓에 아무리 원한다 해도 ‘가질 수 없는 선수’가 됐기 때문이다.
태극호에 태울 수 없다고 해서 정대세를 우리 축구계로 끌어올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북한대표팀의 미드필더 안영학(수원 삼성)처럼 K리그로 데려올 수 있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조건만 맞는다면 전격 영입할 수 있다.
이미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에이전트 일을 하는 관계자들은 정대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15골을 넣으며 가와사키에서 두 번째로 득점을 많이 한 그의 골감각과 이번 동아시아선수권을 통해 한국 축구팬을 사로잡은 상품성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장애물’을 발견했다. 정대세가 뜨기 전인 지난해 일본인 에이전트와 계약을 한 것이다.
‘대어다’ 싶어 최근 정대세와의 에이전트 계약 가능성을 살폈던 한 국내 에이전트는 “이미 임자가 있었다”며 아쉬움을 삼켰다. “한발 늦었죠. 벌써 에이전트가 있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팀 에이전트로 일할 기회를 잡는다면 정대세를 한국으로 데려오는 작업을 꼭 해보고 싶어요. 올 시즌 J리그와 월드컵 예선전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이며 높은 상품성을 계속 유지한다면 분명 그를 원할 K리그 구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요자’가 있을 가능성은 분명 있는데 과연 정대세는 K리그행을 원할까. 그가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지만 ‘매력적인 조건’이 나온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다. 안영학은 2006년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하며 K리그에 데뷔한 이후 연봉으로 5억 원을 받았다. 팀 내 최고액 연봉자로 2위와 무려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파격적인 대접을 받았다. 이 때문에 안영학 수준의 연봉을 제시하는 구단이 있다면 정대세가 K리그행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정대세의 K리그행은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가와사키가 그를 반드시 붙잡을 핵심선수로 보고 있다.
J리그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대세는 재일교포 3세다. 조선인이라는 의식은 있지만 한국보다는 일본 사회에 더 익숙하다. K리그행을 택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어 “교민 사회에 정대세가 한때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고 했다가 여러 가지 벽에 막혀 실패했다는 소문이 있다”며 “한국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말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광열 스포츠칸 축구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