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일요신문] 김재원 기자 = 한수원이 투자를 확대해 에너지신산업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특정 부문에만 편중돼 있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수력원자력(주)(사장 조석)은 지난 4월 29일 열린 이사회 의결에 따라 고리 원자력발전소 유휴부지에 5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한다고 11일 밝혔다.
총사업비는 91억원으로 설계·시공·기자재 구매 등을 일괄 발주하는 Turn-Key 방식으로 추진되며 6월에 착수해 연내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수원은 2020년까지 1천억원을 투자해 총 4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추가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건설에 필요한 부지는 한수원이 운영 중인 발전소 유휴부지와 사옥, 주차장을 우선적으로 활용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을 통해 관련 기술의 발전과 고용창출을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에너지신산업을 선도해 지역사회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수원은 그동안 자체투자를 통해 전남 영광의 한빛 원자력발전소 유휴부지에 3MW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시작으로 11MW, 14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연이어 건설하는 등 태양광 발전 사업에 집중해 왔다.
2013년 12월에는 영월군 등과의 협업으로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강원도 영월에 국내 최대 규모인 40MW급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했다.
또 예천 양수발전소의 유휴부지와 댐 외벽을 이용해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기도 했으며 최근 이전한 경주 본사에도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해 운영중이다.
이처럼 한수원이 투자를 확대해 에너지신산업 활성화에 나서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꼭 필요하고 중요하며 시의적절한 것이기도 하다.
문제는 일부 특정부문에만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반면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에너지신산업은 한수원이 몰두하고 있는 태양광 외에도 전기차, ESS(에너지저장설비), 에너지 프로슈머, 스마트그리드 등 다양하다. 모두 성장 가능성이 높고 시장창출이 가능하다.
태양광발전소는 이미 국내에 1만6000여 개가 있다. 한수원이 나서지 않아도 태양광 발전 사업자는 적지 않은 상태이다.
만약 한수원이 발전사업자이기 때문에 같은 발전부문인 태양광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한다면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찾아볼 수도 있다.
더구나 한수원은 매년 자신들이 생산하는 전력의 3~3.5%를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설득력은 충분하다.
신.재생에너지도 태양광 외에 풍력, 조력, 지열, 바이오매스, 폐기물에너지, 석탄액화가스화,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등 다양하다.
이중 “연료전지와 수소에너지 등은 원자력과 같은 청정에너지이면서 미래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많은 투자비와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개인이나 일반사업자들이 하기 어려워 한수원 같은 대규모 공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원전본부 유휴부지, 사옥, 주차장에까지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고 나면 그 후에는 또 어디다 지을 것인가?” “혹시 그러다 새 원전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 돼서 부지가 없으면 태양광발전소는 철거라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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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07.01 16: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