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홀인원’ 여왕 시집가려나
▲ 박세리의 경기를 갤러리들 사이에서 지켜보는 토미 김. <일요신문>에서 만난 ‘박세리의 남자’는 누구라도 반할 만한 멋진 ‘킹카’였다. | ||
지난 1월 ‘한국의 골프여왕’ 박세리가 MBC TV의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서 남자친구가 있다고 밝힌 후 한때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던 남자친구의 모습을 <일요신문>이 처음으로 확인했다.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우랜드하이츠에 사는 교포 1.5세 토미 김 씨(32)였다. 몇몇 언론을 통해 나온 올랜도에서 태어났다라든가, 애틀랜타 유명 음식점의 아들이라는 말은 뜬소문이었다.
지난 4월 5일 토요일 저녁. 기자는 몇몇 프로골퍼 등 지인들과 함께 나비스코챔피언십이 열린 미션힐스골프장 인근의 한 중국식을 찾았다. 그런데 이미 이곳은 10여 명의 한국 사람들이 마침 식사를 끝내가던 참이었다. 바로 ‘박세리 사단’이었다. 박세리를 비롯해 아버지 박준철 씨와 가족들, 그리고 미국 현지 팬까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저녁식사를 즐긴 듯 싶었다. 몇몇 젊은 남자들 중에서 유독 한 사람이 눈길을 끌었다. 외모만으로 ‘훈남’임이 느껴지는 호감형 마스크에 늘씬한 체형까지, 정말이지 잘생긴 청년이었다. 박세리 사단이 빠진 후 조심스레 주위를 탐문 취재하니 그가 바로 올 초 온 국민의 관심을 샀던 ‘박세리 남친’임이 확인됐다.
마침 이날 저녁 늦게 박세리의 빅혼 집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74번 도로변에 위치한 박세리의 두 번째 미국 집으로 향했다. 빅혼GC는 지난해까지 미LPGA삼성월드챔피언십이 열렸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타이거 우즈를 주인공으로 한 ‘빅혼의 결투’ 시리즈가 열렸던 세계적인 명문 코스다. 엄청난 돈은 물론이고 사회적 지위까지 갖춰야 주민으로 받아준다는 골프장 내 고급 주택 단지다. 한국인으로는 박세리가, 그리고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도 집을 갖고 있고 1년 반 전 ‘1000만 달러 소녀’ 미셸 위가 본토 집을 마련해 더 잘 알려졌다.
재미있는 것은 이날 낮 박세리의 어머니 김정숙 씨를 통해 처음으로 확인된 한 가지 사실이었다. 3년 전 박세리가 구입한 현재의 집이 바로 아니카 소렌스탐이 살던 집이라는 것이다. 박세리와 소렌스탐은 같은 매니지먼트사(IMG) 소속이고 친분이 두터웠는데 서로의 필요에 의해 집을 사고팔았다고 한다.
어렵사리 찾아 간 박세리의 집은 빅혼GC 정문 맞은 편, 그러니까 캐넌코스 초입의 주택단지였다. 정문에서 보안체크를 받았는데, 한국 사람인데다 ‘세리 팩(SERI PAK)’ 집을 찾아간다고 하니 친절하게 지도까지 보여주며 알려줬다. 2XXX호. 단층의 침실 3개짜리 구조로 3층짜리인 올랜도의 박세리 미국 본집보다는 규모가 작았다. 인공폭포와 각종 조경물이 화려한 것에 비해서는 생각보다 소박했다. 집값도 수백만 달러로 미국에서는 크게 호화스럽지 않은 편이었다.
어쨌든 집을 찾았는데 집 앞이 분주했다. 마침 박세리의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큰딸 유리 씨가 급히 외출하려던 참이었다. 낭패였다. 편안히 집안 구경을 하려고 사전에 양해를 구했는데 힘들게 된 것이다. 대회기간 중에 선수가 쉬고 있는 집을 기자가 쳐들어갈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발길을 돌리려는데 승용차를 옮겨 주차하던 저녁식사 때의 그 젊은 친구가 눈에 들어왔다. 기자라고 신분을 밝히자 경계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바로 토미 김 씨 였다. 간단한 인사를 통해 박세리의 남자친구인지 물어보자, 조금 망설이다가 “박세리 프로의 남자친구인 건 맞지만 아직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고 답했다.
▲ ‘골프여왕’ 박세리의 남자친구는 미국에 사는 교포 1.5세였다. 조만간 또 다른 기쁜 소식이 팬들을 설레게 만들 것 같다. | ||
‘박세리가 워낙에 국민적인 영웅이라 남자친구의 존재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부담이 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는 보기 좋은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김 씨는 오래전부터 지인들의 소개를 통해 박세리를 알았고,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한 것은 1년 반 정도 됐다고 했다. LA 근처에서 대회가 열리면 당연히 골프장으로 찾아 응원했고, US오픈이나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 등 주요대회 때는 동부까지 날아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대화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김 씨는 자주 시선을 집안 쪽으로 돌렸다. 안에서 박세리가 기다리고 있음이 분명했다. “전 이제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나중에 뵙겠습니다.”
이렇게 10여 분간의 돌발인터뷰가 끝났다. 정말이지 독자들을 대신해 물어볼 것이 많았고, 또 사진도 한 장 찍고 싶었지만 일단 ‘박세리 남자친구의 존재’를 확인하고 직접 대화를 나눈 것에 만족했다.
다음 날인 일요일. 대회 마지막 날이었다. 이전 3일간 기자는 박세리 조를 중간중간 따라다녔지만 남자친구의 존재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도 박세리가 남자친구의 현장 응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김 씨는 박세리와 일정 거리를 유지했다. 보는 눈을 의식한 탓인지 짧은 대화는 고사하고 18홀 내내 눈빛 한 번 잘 마주치지 않는 듯싶었다.
코스에서 다시 김 씨를 만나 인사를 나눴지만 친구들이 함께 있는 탓에 긴 대화는 나누지 못했다. 하지만 박세리의 부모를 비롯해 언니 유리 씨와 동생 애리 씨 등 가족 및 가까운 지인들은 남자친구 김 씨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음은 분명했다.
박세리의 한 지인은 “나이가 벌써 서른한 살인데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을 부모가 반대할 수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 아직 결혼을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좋은 만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팜스프링스=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66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