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카스’
오비맥주는 지난달 조기퇴직프로그램에 180명이 신청해 111명을 최종 퇴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퇴직자들에겐 36개월 치(2개월 촉탁근무 포함) 임금이 지급된다.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오비맥주는 100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예상했지만, 실제 신청자는 180명이나 되었으며, 반려된 인원만 69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인센티브가 지원되지 않은 가운데 3년치 월급 등 파격적인 조건이 반영되었다는 풀이다.
이번 희망퇴직은 지난 2014년 세계적 맥주회사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인수한 이후 처음 실시한 구조조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비맥주의 희망퇴직에 직원들이 몰린 것을 두고 하이트진로 등 경쟁업체들이 부러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에 필요한 퇴직조건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생맥주시장 등 매출악화에 따른 분위기 전환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경쟁 업체는 자금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엄두도 못내 업계 구조조정 도미노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구조조정에서 200억 원가량이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AB인베브의 자금력 과시를 업계에 보여준 결과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또한, 이번 오비맥주의 퇴직자 중 40대 이상은 99명으로 영업직은 68명이나 됐다. 영업직에 대한 운영비용이 상대적으로 부담되는 주류업계에서 실질적인 경영개선에 도움이 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노사간 갈등으로 첨예하게 대립 중인 타업계의 구조조정과 정반대 오비맥주의 희망퇴직이 노조 주도로 이뤄지는 등 오비맥주의 구조조정이 업계불황 속에 경영개선에 어떤 지표를 그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