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없으면 심심 ^^
지난해의 경우 빈볼 시비로 몸싸움을 벌인 LG 봉중근과 두산 안경현이 제재금 이외에도 각각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80시간과 40시간을 부과받기도 했다. 빈볼 투구로 징계받고 제재금 200만 원을 납부한 김원형(SK)과 손민한(롯데) 역시 20시간의 유소년야구 봉사활동을 했다.
프로농구는 징계로 인한 제재금은 전액 선수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KBL은 이를 위해 지난 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모인 제재금을 전액 기금으로 조성하고 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구단이 납부한 벌금과 이 금액과 같은 액수를 KBL이 더한 기금은 올해 1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KBL 관계자는 “10억 원이 넘으면 이자 등을 이용해 본격적인 기금 운용이 가능하다. 선수 은퇴 이후 자립 지원 자금, 선수 상조 비용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징계 제재금은 큰 사유가 없는 한 징계 당사자의 개인 지갑에서 지출된다. 다만 프로야구의 빈볼 사례나 집단 난투극 등의 경우, 개인의 의사와 큰 관계 없이 징계를 받은 상황으로 판단되면 구단이 대납을 해주기도 한다.
자의는 아니지만 프로야구 유소년야구 발전을 위해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징계 단골 손님’은 역시 ‘코끼리’ 김응용 감독(현 삼성 사장). 김 사장은 해태 감독 당시 심판 판정에 대해 가장 빈번하고도 강력한 항의를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야구계의 모 관계자는 “당시 김응용 감독이 심판과 언쟁을 벌이는 것은 프로야구의 볼거리 중 하나였다”고 회상했다.
프로농구의 ‘김응용’은 누가 뭐래도 전창진 동부 감독. 프로농구 최고의 명장으로 우뚝 선 전 감독이 경기 중에 광고보드를 발로 차 넘어뜨리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전 감독은 “올해부터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경기를 지켜보겠다”고 선언한 뒤 특유의 발차기를 거의 보여주지 않아 오히려 팬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허재원 한국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