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 다 ‘소수파’ 우군 만들기가 과제
박원순 시장과 기동민 당선인. 총선 당시 기동민 후보가 홍보용 사진으로 내세웠다.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더민주 123명의 의원 가운데 박원순·안희정 직계는 10명도 채 안 된다. 박원순 직계는 기동민(초선·서울 성북을), 권미혁(초선·비례대표) 당선인이다. 현재 당 원내대변인을 맡은 기 당선인은 서울시 정무부시장, 권 당선인은 당 산하 뉴파티위원장을 각각 지냈다.
애초 야권 발 정계개편이 한창인 올해 초 정치권 안팎에선 박원순계가 당 간판으로 전면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당시 김한길 의원을 시작으로 비노(비노무현)계 최대 계파인 김한길계가 대거 탈당하면서 박원순계가 자연스럽게 ‘대체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4·13 총선 공천 과정에서 박원순계는 줄줄이 낙천했다. 박원순 직계로 통한 임종석 전 정무부시장을 비롯해 천준호·권오중 전 비서실장, 오성규 전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이 공천을 받지 못했다. 당 안팎에선 친노(친노무현)계가 박 시장을 견제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이에 친노계 한 관계자는 “언급할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면서 “(박 시장은) 잠재적인 ‘우군’이 적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 2012년 총선 직전 ‘혁신과통합’ 등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은 박 시장과 정치적 이념과 철학, 노선 등이 가깝다. 박원순 직계는 소수파이지만, 범박원순계로 확대하면 얘기는 달라진다는 얘기다. 당 안팎에선 시민사회계인 김상희 김영주 남인순 서영교 유승희 이학영 진선미 홍익표 의원 등을 박 시장의 우군으로 꼽는다. 물론 이들은 친노계와 가깝다. 문 전 대표의 지원군으로도 불린다.
다만 차기 대권 과정에서 ‘문재인 필패론’, ‘손학규 대망론’이 수면 위로 부상할 경우 박 시장을 전략적으로 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손학규계는 양승조 조정식 이찬열 등 14명에 달한다. 비노(비노무현)계 중 최대 계파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박완주 의원. 사진출처=박완주 의원 블로그
안희정 직계는 당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완주 의원을 비롯해 김종민(초선·충남 논산 계룡 금산), 조승래(초선·대전 유성갑) 당선인 등이다. 김종민·조승래 당선인은 충남 정무부시장과 비서실장을 각각 지냈다. 안희정 직계 핵심인 박수현 의원과 나소열 후보는 낙선했다. 범안희정계 조한기 강희권 후보도 석패했다.
당 한 관계자는 “더민주가 서울과 충남 총선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며 “광역자치단체장인 이들이 선거에 개입할 수는 없었겠지만, 둘의 효과가 일정 정도 반영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더민주는 서울에서 총 49곳 중 35곳, 충남에서 11석 중 5석을 각각 차지했다. 야권의 차세대 원투펀치인 ‘박원순·안희정’을 주목하는 이유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