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헛스윙’에 쾅~
요즘은 호주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팀이 없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전훈기간인 1~2월에 호주 날씨가 지나치게 덥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호주가 카지노 천국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호주 전훈지는 대개 시드니 인근과 골드코스트 지역으로 나뉘는데 모두 카지노 접근성이 용이하다. 때문에 모 팀은 과거 호주 전훈 때 선수들이 휴일마다 거액을 잃는 통에 나중엔 서로 돈을 빌려주고 갚지 않는 사건이 벌어져 선수단 분위기가 엉망이 된 사례가 있었다.
이런 골치 아픈 문제 때문에 몇몇 감독들은 전훈 장소를 택할 때 카지노를 접할 수 없는 외딴 장소를 선호하기도 한다. 삼성 김응용 사장은 감독 시절, 선수들을 별다른 소일거리가 없는 하와이의 마우이섬에 가둬놓다시피하고 전훈을 치르기도 했다.
훗날 밝혀졌지만 이승엽과 관련된 진실은 최초 보도와는 전혀 달랐다. 휴식일에 상당수 선수들이 스타시티 카지노에 들러 즐긴 건 맞다. 하지만 이승엽은 현장에 있지도 않았다. 이승엽은 오히려 한참 떨어진 선수단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카지노 현장에서 선수들에게 “이승엽도 와 있는가”라고 물었던 기자가 “그런 것 같다”는 애매모호한 답만 들은 뒤 사실 확인 없이 보도했다는 후문이다.
카지노 사건 이후 대표팀 분위기가 나빴지만, 다행스럽게도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의 쾌거를 이루면서 잊혀 지나갔다. 무엇보다 이승엽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억울한 시기로 기억될 것이다.
정진구 스포츠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