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슈퍼 루키 ‘꿈의 무대’ 노크
▲ 임영무 기자 namoo@ilyo.so.kr 박성진은… ●출생 1986년 7월 9일 ●신체 키 182cm, 체중 70kg ●출신지 경상남도 김해 ●학력 중앙대학교 ●포지션 가드 ●데뷔 2009년 인천 전자랜드 | ||
정지원(정): 3박 4일간의 신인 오리엔테이션을 치른 소감이 어때요?
박성진(박):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힘들었어요. 제일 기억나는 교육은 재테크에 대한 것인데요. 저축 많이 하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봉사활동 나갔던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집을 청소해주고 밥도 먹여주고 했는데 누군가 도와줘야만 생활을 할 수 있는 그 친구들을 보니 너무나 안타까웠어요. 저도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그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새삼 저를 건강하게 낳아주신 어머니께 감사하더라고요.
정: 혹시 부모님도 운동을 하셨나요?
박: 어머니가 배구를, 아버지가 축구를 하셨어요. 어머니는 ‘어머니 배구회’에서 활약하셨고요. 아버지는 고등학교 때까지 선수생활을 하셨어요. 그래서 온 가족이 스포츠를 좋아하고 스포츠 중계방송을 즐겨보는 편이에요. 저희 형도 선수는 아니지만 축구를 잘해서 군복무 중 한 달에 한 번꼴로 포상휴가를 받더라고요.
정: 초긴장 속에 치러야 하는 신인 드래프트 현장에서 제일 먼저 이름이 불렸을 때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박: 한마디로 멍했죠.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릴 정도였거든요. 믿기지 않았고요, 정말 감격스러웠어요.
정: 솔직히 몇 순위 정도의 지명을 예상했나요?
박: 적어도 3순위 안이라는 예측은 했었지만 1순위 지명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봤어요.
정: 그럼 누가 1순위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지 궁금해요.
박: 건국대의 허일영이요. 허일영은 슛이 일품인 선수인데 마지막 농구대잔치 때 너무 잘했었거든요. 득점상도 받았고요. 그래서 유력한 1순위 후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중앙대에 있을 때 건국대를 상대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전승을 거두긴 했지만 개인적인 비교는 또 다를 수 있다고 봐요.
정: 드래프트를 앞두고 자신을 지명할 팀이 어디라고 예상했어요?
박: 부산 KTF였어요. 그런데 KTF가 신인드래프트 하루 전에 혼혈선수를 지명하면서 저도 혼란스러워졌죠. 양동근이 제대하는 모비스나 김승현이 있는 오리온스는 절 지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고요. 가드진이 풍부한 전자랜드도 포지션 중복 때문에 힘들지 않을까 했어요.
정: 주전으로 뛰었던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중앙대의 52연승 신화가 창조됐는데 연승의 처음과 마지막을 함께 한 그야말로 52연승의 유일한 산증인이 됐네요.
박: 정말 52연승까지는 상상도 못 했었는데요. 저희가 38연승을 할 때부터 기사화되더라고요. 그 당시에는 몇 점을 지고 있어도 경기에 진다는 생각이 추호도 안 들었거든요.
▲ 중앙대학교 52연승 신화 시절의 박성진. | ||
박: 물론 그런 얘기가 나왔던 적은 있었지만 제가 과연 그런 존재였는지 잘 모르겠어요. 고교시절에도 팀원들이 너무 우수했거든요. 당시 3학년이던 김영환 선배 등 쟁쟁한 멤버들이 있었고요. 김태술 선배는 아주 예쁜 플레이를 했던 선수였는데 상대 수비수를 가지고 노는 듯한 한 수 위의 기량을 보유하고 있었어요.
정: 롤 모델은 누구였죠?
박: 지금 삼성에서 뛰고 있는 이상민 선수요. 팀을 이끄는 리딩 능력과 넘치는 카리스마가 너무 부러워요. 저는 그런 게 좀 부족하거든요.
정: 프로무대를 대비해서 시급히 준비해야 될 점은 뭐라고 생각해요?
박: 제 키가 182cm인데 몸무게는 70kg에 불과하거든요. 하루빨리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키우려고 해요. 아무리 살을 찌우려고 해도 잘 안 되는 체질이거든요. 한 5kg만 늘었으면 좋겠어요.
정: 올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프로무대에 뛰어들게 되는데 첫 해 목표는?
박: 전자랜드를 상위권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궁극적인 목표는 쉽진 않겠지만 팀 우승이에요. 그리고 신인상 수상은 모든 루키들의 바람이듯 저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대학 때 신인상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프로에서는 한번 꼭 받고 싶어요. 대학시절 신인상은 명지대 변현수가 차지했었거든요.
정: 징크스가 있나요?
박: 좀 특이한 징크스인데요. 예선 때는 잘 못하다가 결선 때 가서는 잘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형들이 저한테 “넌 카메라만 보이면 잘 하냐”고 많이 놀리기도 했어요.
정: 지금 사귀는 여자친구가 있다면 살짝 귀띔 좀 해줘요.
박: 작년 5월에 만나서 열애중인 여자가 있어요. 1주일에 1번 정도만 만날 수 있지만 저를 많이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마음씨에 반했어요. 피아노 레슨을 하고 있는 강사인데요. 아주 쿨한 여인이에요(웃음).
정: 아니 지금 박성진 선수가 졸업반인데 여자 친구
가 직업이 있다면 혹시 상대분이 연상인가요(웃음)?
박: 음…, 이건 밝히기 싫은데요. 아니 그냥 말할게요. 저보다 한참 연상의 여인이에요. 하지만 몇 년 차이인지는 말 못해요(웃음).
‘박성진’이라는 이름은 이미 농구계에 꽤 많이 알려져 있지만 아직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그만큼 아직 풋풋하고 매사에 성의가 넘치는 인상을 받았다. 또 무척 겸손하고 공을 상대방에게 돌릴 줄 아는 아량도 갖추고 있다. 연상이면서 사회 생활을 하는 여자 친구에게 미안해서 비싼 건 얻어먹어도 싼 건 가급적 자기가 사려고 노력한다는 박성진. 초심을 잃지 않고 지금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채 대스타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CJ미디어 아나운서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