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우글우글…박지성이 왔나?
▲ 지난 12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문성민이 팬들로부터 배구공 모양의 케이크를 선물받고 있다. 연합뉴스 | ||
“한번은 감독님이 공을 던지라고 하시더라고요. 감히 감독님께 어떻게 공을 던져요? 공을 들고 뛰어서 갖다드렸죠. 이상하게 쳐다보시대요? 나중에 보니까 다른 선수들은 공 달라고 하면 감독님한테 던지든가, 서브하듯이 때려서 줘요. 그게 한국 같으면 가능한 일이겠어요? 또 하루는 누워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데 감독님이 체육관으로 들어오시는 거예요. 순간 벌떡 일어나서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드렸죠. 그런데 모든 선수들은 다 누워서 감독님과 손을 부딪치며 농담을 주고받더라고요. 그 후론 저도 누워서 감독님과 인사를 하긴 했지만 여전히 어색해요. 걱정되는 일이 있어요. 이번에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들어갔을 때 독일에서의 행동들이 나오면 안 되잖아요. 김호철 감독님이 들어오시는데 누워서 손을 부딪친다고 상상해 보세요. 감독님이 절 이해해 주실까요?”
문성민은 귀국할 때 공항에 나온 취재기자들과 팬들에 대해 ‘감동’이란 표현을 하며 그때의 기분을 끄집어냈다.
“많아야 10여 명 나오시겠지 했어요. 제가 뭐 그리 유명한 선수도 아니고…. 그런데 세상에 한 100명은 넘게 오셨던 것 같아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그런 장면은 박지성 선수나 박찬호 선수가 올 때만 가능한 장면 아닌가요? 제가 꽃다발을 받고 사방에서 플래시가 터지고…, 근데 제가 그걸 하고 있으니까 황당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어요. 뭐든지 다 잘하고 볼 일이에요.”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