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바람 글러브 끼면‘바람의 아들’로 변신
▲ 지난 11일 광진구 구의구장에서 펼쳐진 MBC탤런트팀과 외인구단의 경기. 작은 사진은 왼쪽 위부터 정보석, 염용석, 장동건, 지진희, 김현철. 유장훈 기자·연합뉴스·뉴시스 | ||
연예인 야구 리그는 1년 동안 총 10팀이 각각 9경기씩 1부, 2부 리그를 치른다. 공식 리그 경기 외에 사회인 야구단과 치르는 경기까지 합하면 1년에 40경기 이상씩을 소화해내는 셈이다. 각자 스케줄에 정신이 없으면서도 야구장에만 오면 열혈 스포츠맨으로 변신하는 이들 중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이들은 누구일까. <일요신문>은 연예인 야구 리그 현장을 찾아 조마조마, 외인구단, 스타박스, MBC탤런트팀, 쿨가이, 기(棋) 등 6개팀, 총 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장동건 124㎞ 강속구 던져
첫 번째 질문은 ‘연예인 야구선수 중 최고의 투수’를 선정해 달라는 것. 연예인 선수들은 1위로 정보석을 꼽았다. 총 18명이 선택한 정보석은 ‘조마조마’ 소속으로 고교 시절 투수로 활약한데다 제구력이 뛰어나 지금도 팀의 에이스를 전담하고 있다. 같은 팀 서정익은 “정보석은 구속이 110km대지만 제구력이 훌륭하다”고 설명했다.
그 뒤를 이은 스타는 SBS 아나운서 염용석. ‘한’야구단 소속인 염용석은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체력이 좋은데다 제구력까지 훌륭해 제구력의 마술사인 ‘그레그 매덕스’로 통한다는 것이 그를 뽑은 12명의 공통된 의견이다.
3위는 장동건으로 10명이 꼽았다. ‘플레이보이즈’팀의 마무리 투수로 일반인으론 쉽지 않은 124km의 강속구를 날린다. 장동건을 선택한 각 팀의 연예인들은 “마무리 투수가 절실하다”고 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연예인 야구 리그 경기를 보다 보면 선발 투수가 초반 훌륭한 제구력으로 투수전을 펼치다가도 곧 힘이 빠져 점수가 터져 나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이유로 ‘뒷심’을 받쳐줄 마무리 투수를 원하는 것.
그 뒤는 ‘알바트로스’의 에이스인 김성수와 오지호가 각각 6표씩, 만화가 겸 연기자인 ‘조마조마’의 박광수, ‘쿨가이’ 이주환이 4표를 받았다.
그렇다면 연예인 선수 중 최고의 타자는 누구일까. 1위는 지진희다. 총 17표를 받은 지진희는 ‘플레이보이즈’ 소속으로 스케줄 때문에 자주 나오지는 못하지만 워낙 유명한 타자다. 이유인즉 2년 전 한 사회인 야구팀과의 경기에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기 때문. 프로야구에서도 나오기 힘든 이 대기록을 기억하고 있는 많은 연예인들이 주저하지 않고 지진희를 꼽았다.
그 뒤는 이종원과 공형진이 10표씩을 받아 2위에 올랐다. ‘조마조마’팀 감독이자 2루수를 맡고 있는 이종원은 야구 사랑만큼이나 쭉쭉 뻗는 안타로 팀을 리그 1위에 올려놓고 있다. 평소 응원팀인 LG 트윈스 선수대기실을 자주 드나드는 ‘플레이보이즈’ 공형진 역시 훌륭한 1번 타자로서 공·수·주에서 좋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3위는 정준하와 김현철이 6표씩을 받았다. ‘한’소속 정준하는 거구인 만큼 거포를 쏘아 올리는 타자로 인정받고 있으며 ‘외인구단’ 감독인 개그맨 김현철은 더그아웃에서 속사포처럼 선수들을 응원하는 말들을 쏟아 내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매 경기 제 몫을 다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그 뒤는 한화 이글스 김태균과 의형제를 맺은 ‘조마조마’의 개그맨 김태균. 등번호마저 한화 김태균과 같은 52번인 김태균은 연예인 선수 중에서도 손꼽히는 타율을 기록하고 있어 최고 타자로 손색이 없다고 한다.
5위는 ‘조마조마’ 전노민, ‘스타박스’ 이병진이 올랐으며 그 외에 ‘MBC탤런트팀’ 김응석도 강타자로 꼽혔다. 특히 김응석은 11일 경기에서 연속안타를 기록하며 특출난 실력을 뽐냈고, 거의 매번 출루한 전노민은 ‘눈치형’ 도루로 3루까지 가는 노련함을 보여 팀의 전력에 힘을 실어줬다.
유재석 재치 있는 수비
▲ <일요신문> 설문조사에 임하고 있는 이종원. 지난달 14일 양천구 신월구장에서 열린 경기(왼쪽 사진). 이휘재가 상대팀 주자를 2루에서 아웃시키고 있다(오른쪽 사진). 뉴시스 | ||
이 결과는 연예인 야구 선수들이 뽑은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팀’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무려 42표를 받으면서 ‘한’야구팀이 1위에 올랐기 때문. 이종원은 “가장 오래된 팀인데다 기본기가 탄탄하다”고 이유를 밝혔고, 다른 연예인들 역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팀워크가 좋고, 내공이 깊다”고 답했다.
그 뒤는 김성수, 조연우 등이 속해 있는 ‘알바트로스’가 꼽혔다. 10명의 연예인들은 “실력이 좋고 변칙 플레이가 강하다”고 입을 모았다. 3위는 ‘조마조마’로 2009 연예인 야구 리그가 시작된 후 패가 단 한 번밖에 없는 데다 독보적인 1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인구단’과 ‘MBC탤런트’팀은 “잘할 땐 무서울 정도로 잘하지만 못할 땐 한없이 추락하는 도깨비 승률팀”이란 이유로 나란히 상대하기 어려운 팀 4위에 올랐다.
포수는 선수 출신으로 영입
▲ 자타공인 연예인리그 최강팀으로 꼽히는 ‘한’. 앞줄 왼쪽부터 이휘재, 김한석, 염용석, 박준형. | ||
2위는 장동건. “마무리 투수가 절실하다”, “팀 홍보에 최고일 듯하다”는 등의 답변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MBC탤런트’팀의 몰표가 쏟아졌다. ‘MBC탤런트’팀의 이유는 “장동건은 MBC 공채출신이다. 돌아와라!”였다.
그 뒤는 배칠수, 김성수, 염용석이 각각 4표씩을 받아 3위에, 실력파 김C와 분위기 메이커 유재석이 각각 3표를 받았다. 또한 “우리팀으로도 충분하다”고 답한 이들도 2명이나 됐다.
한편, 최고 포수에 연예인은 없었다. 팀의 가장 중요한 포지션 중 하나인 포수만큼은 대부분의 팀이 선수 출신 포수를 영입했기 때문. 이런 까닭에 연예인 중 유능한 포수를 가릴 수는 없었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