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싸움처럼 보여도 ‘룰’ 있다
▲ 지난 12일 보스턴 레드삭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경기 도중 벌어진 난투극. -로이터/뉴시스 | ||
이상은 지난 12일 벌어진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경기에서 있었던 난투극 장면이다. 먼저 ‘선방’을 가한 타자는 보스턴의 스타플레이어인 1루수 케빈 유킬리스. 상대 투수는 디트로이트의 ‘영건’ 릭 포셀로다. 둘은 이날 야구경기가 아닌 이종격투기를 벌이다 결국 5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통상 야구장에서 벌어지는 난투극에는 몇 가지 ‘불문율’이 있다. 널리 알려진 대로 팀이 난투극을 벌이기 위해 마운드로 뛰쳐나갈 때 혼자 벤치에 남아 있는 선수는 없다. 이를 두고 ‘벤치 클리어링’이라고 한다. 벤치에 남아 있을 경우, 뒤에 선수단 자체적으로 해당 선수에게 벌금을 물리기도 한다. ‘팀 스피리트’가 없는 선수는 필요 없다는 뜻이다.
이런 난투극은 ‘단발성’으로 벌어지기보다는 감정이 누적돼 폭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12일 난투극도 마찬가지. 두 팀은 난투극을 벌이기 전날부터 시리즈로 경기를 벌이고 있었다. 첫날 경기에서 디트로이트를 대표하는 강타자 미구엘 카브레라가 4회 초 공격에서 투구에 몸을 맞는다. 보복에 나선 디트로이트 투수는 5회 말 유킬리스를 맞혀 버린다. 이에 다시 보스턴 투수는 8회 디트로이트 타자를 맞힌다. 이날 하루 3명의 타자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투구를 맞은 것.
다음날 경기에도 ‘전투’는 이어졌다. 카브레라가 1회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투수가 던진 공이 왼손을 강타했고, 보복에 나선 포셀로가 2회 초구를 유킬리스 등을 향해 뿌리면서 전면전으로 번진 것이다. 여기서도 재미난 점이 발견된다. 상대가 가한 만큼 똑같은 수준의 보복을 되돌려 준다는 점이다. 디트로이트를 대표하는 1루수 겸 중심타자인 미구엘 카브레라가 공에 맞자, 그에 상응하는 상대팀 1루수 겸 중심타자 유킬리스가 똑같이 공에 맞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지난 2006년 미국의 한 방송사는 ‘메이저리그 역대 10대 난투극’을 꼽았는데 그중 박찬호가 과거 LA 다저스 시절 선보였던 ‘뒤돌려 차기’가 6위에 올라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