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 달라 애원 말고, 죽을 힘 다해 달려라”
올랜도 게이클럽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 오마르 마틴이 마이스페이스에 올린 본인의 사진.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된다고 위급 상황에서도 살아남는 방법을 미리 숙지하고 있다면 목숨을 구할 수 있다. 미국의 안전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기본 핵심은 ‘뛰거나, 숨거나, 싸워라(Run, Hide, Fight)’, 이 세 가지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가능한 빨리 현장에서 달아나는 것이다. 도망치는 것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재빨리 몸을 숨길 곳을 찾아야 하고, 그마저도 불가능하다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범인에 맞서 대항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가만히 앉아서 당하는 것보다 백번 낫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뛰어라
급작스레 총격 사건이 벌어지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자리에 꼼짝없이 얼어붙거나 아니면 어딘가에 숨으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보다는 가능한 현장에서 재빨리 벗어나 도망치는 것이 최선이다.
가령 1999년 컬럼바인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의 경우를 보자. 당시만 해도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허둥지둥 도망치기보다는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안전한 곳에 몸을 숨기거나 대피하고 있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겨졌었다. 이에 당시 도서관에 있던 학생들은 도망치는 것보다는 책상 밑에 숨어 있는 쪽을 택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 결과는 비참했다. 그렇게 책상 밑에 숨어있던 대부분의 학생들은 모두 발각돼 사살되고 말았다. 당시 총격 사건으로 인한 사망자는 13명, 그리고 부상자는 24명이었다. 조사 결과 학생들이 숨어있던 바로 근처에는 비상구가 있었고, 만일 이 비상구를 통해 탈출했다면 아마 대부분이 목숨을 건졌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총격 사건이 발생하고 처음 5초가 생사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공포에 떨면서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서있지 말고 즉각 행동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도망을 쳐야 한다. 가령 대형 쇼핑몰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고 가정해 보자. 쇼핑몰 어딘가에서 총소리가 들렸을 경우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총소리가 들리는 반대 방향으로 무조건 달린다. 총기 사건의 98%는 단독 범행이다. 때문에 총소리가 들리는 곳에서만 벗어난다면 대부분은 안전하다.
이때 2층 높이의 창문으로 뛰어 내리거나 유리창을 깨고 달아나는 것도 두려워해선 안 된다. 유리 파편에 찔리거나 2층 높이에서 떨어져서 다리가 부러져도 충분히 목숨은 건질 수 있다.
달리는 데 불편한 신발을 신고 있다면 즉시 신발을 벗고 맨발로 달린다. 또한 도망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이 섰다면 지갑이나 핸드백, 휴대전화기 등 개인 소지품을 챙기느라 시간을 낭비해선 안 된다. 그런 소지품들은 목숨보다 중요하지 않다. 소지품은 다시 살 수 있지만 한 번 잃은 목숨은 다시 살 수 없다.
탈출구를 향해 달릴 때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곧장 직행하는 것이다. 간혹 총격을 피하겠다는 생각에 애매한 방법, 즉 지그재그로 달리거나 몸을 앞으로 잔뜩 숙인 채 뛸 경우 속도만 늦어질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차라리 전력을 다해 최대한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이 좋다.
이때 한 가지 예외적인 상황도 있다. 탈출로가 범인의 시야에 들어오는 경우, 혹은 범인이 탈출구를 막고 있을 경우에는 무리하게 도망쳐선 안 된다. 또한 탈출구까지 장애물이 많은 경우에는 장애물부터 다음 장애물까지 끊어서 달리는 것이 좋다.
만일 주변 사람들이 당황한 나머지 어쩔 줄 몰라하거나 움직이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사람들을 설득해 함께 도망친다. 여러 명이 함께 도망칠 경우 더욱 용기가 생긴다. 도망치는 중간에 무기가 될 만한 물체를 발견하면 집어든다. 일부러 무기를 찾을 필요는 없지만 이는 혹시 도망치는 것이 불가능해질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 숨어라
만일 현장에서 도망치는 것이 불가능할 경우에 취할 수 있는 다음 단계의 행동은 숨을 공간을 찾는 것이다. 가령 범인이 출구를 막고 있다면 도망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럴 때는 안에서 문을 걸어잠글 수 있는 방을 찾아 몸을 숨기는 것이 최선이다. 비록 밀폐된 공간에 갇히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총기사건은 10~15분이면 끝난다. 그 시간 동안만 범인을 피해 몸을 숨길 수 있다면 살아남을 확률은 증가한다.
숨어있을 방을 찾았다면 즉시 문을 잠그고 문앞에 바리케이드를 친다. 가능하면 무거운 것들, 가령 책상이나 의자, 책장 등을 옮겨 문을 막는다. 기억하라. 대부분의 범인들에게는 경찰이 출동하기 전까지 단 몇 분밖에 시간이 없다. 때문에 단지 몇 초라도 시간을 벌 수 있으면 도움이 된다.
범인이 방으로 다가오면 가능한 문과 창문에서 멀리 떨어져 몸을 숨긴다. 이때 총알을 피해 몸을 숨길 수 있는 방패가 될 만한 물건을 찾으면 더욱 좋다. 벽돌이나 콘크리트 기둥, 책상, 캐비닛 같은 가구가 그런 것들이다. 방패막이를 찾을 수 없다면 가능한 땅바닥에 몸을 납작 엎드린다. 이렇게 하면 빗나간 총알에 맞을 확률이 낮아진다.
방 안의 전등을 소등하면 주변이 깜깜해지기 때문에 범인이 쉽게 방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또한 휴대전화나 알람시계 등 소리가 나는 전자제품들은 모두 무음으로 하거나 전원을 꺼둔다. 조용히 숨죽인 채 있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흐느끼거나 훌쩍훌쩍 우는 소리는 범인에게 발각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방 안에서 무기가 될 만한 물건을 찾아 손에 쥐고 있는 것도 방법이다. 날카롭거나 묵직한 것이면 무엇이든 좋다. 스테이플러가 될 수도 있고, 날카로운 가위, 뜨거운 커피, 혹은 머그잔이 될 수도 있다. 여러 명이 함께 숨었을 경우에는 범인이 방 안으로 들어오는 동시에 범인을 향해 물건을 집어 던진다.
만일 문이 잠기지 않는 화장실에 숨었다면 벨트나 티셔츠로 고리를 만들어 문 위쪽의 금속 힌지에 묶는다. 이렇게 하면 문이 열리지 않는다.
간혹 총격 현장에서 시체처럼 죽은 척을 하고 있다가 기적처럼 목숨을 건지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를 알고 있는 범인의 경우에는 확인 사살을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 방법은 달아나거나 몸을 숨기는 것이 둘 다 불가능할 경우에 시도하는 것이 좋다.
# 싸워라
뛰거나 숨는 두 가지 방법이 모두 불가능할 경우에는 하는 수 없이 범인과 맞서 싸우는 수밖에 없다. 이때 싸운다는 의미는 람보처럼 영웅이 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가능한 손에 잡히는 물건을 들고 저항하라는 의미다.
사실 주변의 사물들은 거의 모두가 호신용 무기가 될 수 있다. 소화기, 헤어 스프레이, 가방, 책, 유리컵, 볼펜, 가위 등이 그렇다. 범인을 향해 이런 물건을 집어 던지면 잠시나마 범인을 머뭇거리게 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범인의 시야를 방해하거나 총기 사용을 저지하는 방법이다.
때문에 범인을 공격할 때 중요한 것은 무기를 들고 있는 범인의 손을 공격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능한 손에서 무기를 떨어뜨려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손을 공격할 수 없으면 얼굴, 눈, 어깨, 목 등을 공격한다. 가랑이를 걷어차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더 좋은 방법은 여러 명이 함께 공격하는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무엇이라도 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점을 기억한다. 여러 명이 무리를 지어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뛰어다니면 그나마 몇 초라도 더 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비록 다리나 팔에 총을 맞을 수도 있지만 총에 맞아 부상을 당한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 목숨은 건진다. 다시 한 번 기억하라. 경찰은 신고 접수 후 3~4분 안이면 도착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기억해야 할 것은 이처럼 범인을 공격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라는 점이다. 안전하게 숨어있는 공간에서 일부러 뛰쳐나와 범인을 공격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나 저러나 어차피 총에 맞을 수밖에 없다는 확신이 들 때만 범인을 공격한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유대인 권력가가 배후에? 올랜도 총기사건 음모론 솔솔 ‘올랜도 총기사건은 모두 짜여진 각본이었다?!’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음모론이다. 사건의 배후에 미국 정부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런 음모론은 9·11 테러를 비롯해 크고 작은 테러 사건이 터질 때마다 항상 등장했다. 이번 올랜도 총기난사 사건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음모론을 주장하는 일부 사람들에 의하면 이번 사건은 무슬림을 배척하는 미국 내 일부 유대인 권력가들이 미 정부와 손을 잡고 꾸민 일종의 연극이다. 다시 말해 공격적인 시온주의자(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국가를 건설하려는 민족주의 운동가)들이 꾸민 허구라는 것이다. 음모론자들은 범행을 저지른 오마르 마틴이 사실은 테러범이긴커녕 오히려 미 정부의 비밀 첩보원이었다고도 주장한다. 그 증거로 오마르가 근무했던 사설경호업체인 G4S의 실제적인 소유주는 유대인 명문 가문인 로스차일드 가문, 즉 시온주의자들이며 때문에 시온주의자들의 통제하에 있다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음모론자들은 오마르가 현장에서 즉시 사살됐다는 보도 역시 모두 거짓이며, 지금쯤 그가 아마 멀리 카리브해나 아프리카로 휴가를 떠났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대인 세력가들이 이렇게 ‘무슬림 테러범’ 카드를 꺼내든 이유에 대해서는 얼마전 세상을 떠난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추모 열기로 인해 미국 내에서 이슬람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한 것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도 이번 사건이 미심쩍다고 말하는 일부 음모론자들은 오마르의 단독 범행이란 점이 아무래도 수상하다고 말한다. 어떻게 혼자서 100명을 쏠 수 있냐는 것이다. 오마르가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AR-15 소총으로 100명을 사살하려면 적어도 여러 번에 걸쳐 재장전을 해야 하는데, 만일 그럴 경우 다른 사람들이 오마르를 향해 달려들거나 충분히 제압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 아비규환이었던 클럽에서는 총소리가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에서 들렸으며, 심지어 출입문을 막아선 누군가가 문을 닫은 채 열어주지 않았다. 충분히 공범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수사당국은 공범의 가능성은 열어두지 않은 채 처음부터 오마르의 단독 범행이었다고만 발표하고 있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생존자들에게서도 수상한 점이 포착됐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아무래도 ‘위기상황 전문 배우’들이 연기를 한 것 같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TV 화면에 비친 생존자들의 표정이 이상하리만치 편안했고, 공포에 떨지 않았으며, 심지어 핏자국도 적었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한 사망자의 어머니가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 마치 대본을 읽는 것처럼 어색했으며,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던 점도 영 수상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음모론에 무게를 싣고 있는 폴 크레이그 로버츠 전 미 재무부 차관보는 올랜도 총기 사건으로 이득을 보는 것이 누구인지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반무슬림 세력들, 총기규제 로비스트들, 동성애를 지지하는 급진좌파들, 반무슬림 전쟁을 벌이고 있는 군경호업체 등이 있다고 그는 말했다.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