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에 가족사진 보낼게요~”
▲ 지난해 한국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귀국한 안병훈(가운데)과 안재형 자오즈민 가족. 연합뉴스 | ||
탁구인의 피, 그것도 아시안게임 금메달, 올림픽 금메달 등 세계 최고의 탁구유전자를 물려받은 보기 드문 골프선수가 바로 안병훈이다. 2005년 14세에 미국으로 골프유학을 온 후 AJGA(미국주니어골프협회)에서도 우승 한 번 없는, 평범한 상위랭커였는데 지난해 역대 최연소(17세 11개월), 그리고 첫 아시아 국적의 US아마챔피언에 올라 세상을 놀라게 했다.
타이거 우즈도 거쳐 간 US아마챔피언의 위상은 드높기만 하다. 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등 3대 메이저대회에 자동으로 출전하고, 4~9개 정도의 미PGA 빅이벤트에도 추가로 초청된다.
타이거 우즈도 출전
안병훈은 2010 마스터스에서 디펜딩챔피언인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와 한 조로 1, 2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마스터스가 미PGA 프로선수들도 출전이 어려울 정도로 워낙에 영광된 자리인 까닭에 안병훈과 캐디를 맡은 아버지 안재형은 물론,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어머니 자오즈민까지 가족 전부가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GC로 향했다.
안재형 감독은 “마스터스는 말 그대로 꿈의 무대 아닙니까? 저도 떨리는데 병훈이는 오죽 하겠습니까? 성적을 떠나 가족 전체가 골프의 진수를 즐긴다는 마음으로 참가합니다. 가족 세 명이 오거스타를 배경을 멋있는 사진을 찍어 <일요신문>에 보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안병훈은 3월 말 조용히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3월 28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골프장에서 끝난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초청받아 출전했다. 결과는 컷 탈락.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하지만 퍼팅이 라운드당 30개 이상으로 너무 좋지 않아서 그렇지 샷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평균 300야드의 장타를 선보였고, 1라운드 5오버파에 이어 2라운드는 1오버파로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안병훈은 “첫 프로대회라 많은 긴장을 했지만 정말 좋은 경험이 됐다. 클럽하우스에서 우연히 최경주 프로님을 만났는데, 늦게나마 우승을 축하해 주고, 마스터스 때 연습라운딩도 함께하자고 하셨다. US아마 우승 이후 스윙교정 등을 잘 마쳤다. 마스터스 때는 더 좋은 샷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기러기 가족 한 달간 회포
참고로 마스터스 개막에 앞서 파3 이벤트가 열린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아들 등 가족을 캐디로 데리고 나오는 등 이색 장면을 연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안병훈은 이 이벤트 때 평소 캐디를 하는 아버지 대신 어머니 자오즈민에게 캐디백을 맡길 계획이다. 미PGA에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캐디가 출연하는 셈이다.
안재형 전 감독은 “중국에서 IT사업을 하는 아내가 워낙 바쁘다. 미국에 잘 오지 못하는데 마스터스가 워낙 큰 대회이다 보니 약 한 달간 특별히 시간을 내 병훈이와 함께 보내기로 했다. 캐디 노릇을 잘할지 모르겠다(웃음)”고 말했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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