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쪽서 ‘쿵’ 저쪽서 ‘비틀’ 스타동네에 마가 끼었나봐
#불거지면 치명타, 성 스캔들
대한민국에서 성과 관련된 사건은 대중이 가장 궁금해 하는 이슈이자 당사자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오점으로 남게 된다.
박유천과 유상무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여성 연예인들의 성매매 논란이 시발점이었다. 특히 각종 음악 프로그램에서 수차례 1위를 차지했던 유명 여가수를 비롯해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연예인들이 개입됐다는 사실은 큰 충격을 줬다.
지난 5월에는 유상무가 서울 강남의 한 모텔에서 20대 여성 A 씨를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피소됐다. A 씨는 돌연 신고를 취소했고, 소속사 측은 “만취한 여자친구가 벌인 해프닝”이라고 해명했으나 이 여성이 돌연 신고 취소를 철회하며 사건이 확대됐다. 이후 두 사람이 불과 며칠 전 SNS를 통해 알게 됐고, “내가 유상무의 여자친구”라 주장하는 또 다른 여성의 인터뷰까지 나오며 유상무는 사면초가에 놓였다.
이 충격이 가시기 전인 지난 6월 4일에는 인기 아이돌 그룹 JYJ 멤버이자 배우인 박유천이 유흥업소 직원 B 씨로부터 고소당했다. B 씨는 박유천이 찾은 유흥업소의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당시 입고 있었던 속옷 등을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이후 3명의 여성이 추가로 같은 피해를 입었다고 고소장을 제출하며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사건으로 번졌다.
성폭행 사건에 휘말린 박유천이 공익근무지에서 경호원들의 도움을 받으며 퇴근하고 있다.
결국 검찰이 대대적으로 수사에 착수하며 각 유흥업소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고 박유천을 비롯해 B 씨 일행 등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까지 취해졌다. 게다가 박유천이 무고 및 공갈 등을 이유로 B 씨를 맞고소하고 이번 사건에 개입한 B 씨의 사촌오빠가 현직 조직폭력배인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일방적 가해자로 비쳐졌던 박유천이 오히려 피해자일 수도 있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하지만 그가 공익근무요원의 신분으로 고급 유흥업소를 출입하고, 유흥업소 여성들과 성관계를 맺은 것 자체는 부인하기 어려워 이미지 실추는 돌이킬 수 없을 전망이다.
박유천 사건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또 다른 핵폭탄급 스캔들이 불거졌다. 배우 김민희가 유명 영화감독인 홍상수와 1년째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홍 감독의 아내가 사실상 이런 내용을 모두 인정하는 언론 인터뷰를 진행했고,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홍 감독과 김민희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침묵을 지키고 있어 ‘불륜설을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두 사람은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서 감독과 주연 여배우로 호흡을 맞춘 후 이 같은 관계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희의 경우 최근 개봉된 영화 <아가씨>에서 발군의 연기력을 뽐내며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등 배우 인생 중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시점이라 이번 사건이 갖는 파급력은 더욱 컸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한국 사회는 여전히 성에 관련해서는 보수적인 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사건이 마무리되더라도 성 스캔들에 휘말린 스타는 이를 주홍글씨처럼 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창명은 지난 4월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현장을 이탈한 사실이 알려져 지탄을 받았다. YTN 뉴스 영상 캡처.
#항상 ‘술’이 문제다
사건 사고의 현장에는 항상 술이 있었다.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 상황에서 각종 추문에 휩싸이기 쉽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심신 미약’이라는 면죄부가 주어졌지만 요즘은 오히려 가중처벌하자는 분위기가 거세다.
일반인들과 섞이기 쉽지 않아 비교적 조용한 술자리를 찾는 연예인의 경우 술자리 논란보다는 술자리가 파한 후 운전대를 잡아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4월에는 이창명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후 현장을 이탈해 지탄을 받았다. 뒤늦게 경찰에 출두한 그는 음주운전 의혹을 부인했지만 그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을 했을 여러 가지 정황이 포착되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강인의 경우 5월말 서울 강남 인근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편의점 앞 가로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현장을 떠났다가 기소됐다. 그는 과거에도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돼 처벌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여론은 더욱 차가웠다.
배우 윤제문은 5월말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후 곧바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자숙할 뜻을 밝혔다. 개봉을 앞뒀거나 출연 예정이었던 영화만 5편이었기 때문에 충무로가 받은 타격은 컸다. 이후에도 이정과 버벌진트 등이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빈축을 샀다.
개그맨 장동민이 올해 초 방송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tvN ‘코미디빅리그’ 방송 캡처.
#말 한마디면 천냥 빚도 진다
올해 초에는 장동민이 ‘충청도의 힘’이라는 코너에서 “넌 얼마나 좋냐. 네 생일 때 선물을 (부모님) 양쪽에서 받잖아. 재테크야”라는 등의 대사가 도마에 오르며 한부모가정을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장동민은 사과의 뜻을 밝히며 이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코미디 빅리그>에서도 하차했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 속 대사가 하나의 설정으로 받아들여지듯, 장동민의 발언 역시 PD와 작가들과 협의한 대사일 뿐이라는 반박 여론도 적지 않았다.
양정원은 지난 1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마이크가 꺼진 줄 알고 “전효성 씨 (잇몸) 수술했나 봐요. 이제 안 보여요”라고 성형 의혹을 제기했다가 논란의 중심에 섰고, 걸그룹 AOA의 멤버 지민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보고 장난스럽게 “긴또깡?(김두한의 일본식 표현)”이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또 다른 연예계 관계자는 “대중의 지지와 인기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연예인의 경우 섣부른 말 한마디가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며 “하지만 연예인에게 성인군자 이상의 도덕성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 역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