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채권 보전 목적 최진우 주식 가압류 인용…민·형사 재판서 상품 형태 두고 공방 전망
#블루엘리펀트 창업주 주식 가압류 인용
지난 5월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3-1단독 재판부는 젠틀몬스터가 최진우 전 블루엘리펀트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블루엘리펀트 주식 가압류 신청에 인용 결정을 내렸다. 최 전 대표는 블루엘리펀트의 전체 발행 주식 10만 주 중 5만 1000주(지분율 5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재판부는 젠틀몬스터의 가압류 청구 금액인 30억 원 범위에서 주식 가압류를 인용했다.

젠틀몬스터가 최진우 전 대표 주식에 가압류를 건 것은 손해배상채권 일부를 보전하기 위해서다. 가압류는 금전이나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채권을 확보할 목적으로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을 미리 압류하는 제도다. 젠틀몬스터는 2024년 12월 블루엘리펀트를 상대로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낸 데 이어, 지난해 10월엔 블루엘리펀트와 최 전 대표를 상대로 부정경쟁방지법상 금지 청구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 청구 가액은 30억 원으로 알려졌다.
젠틀몬스터는 블루엘리펀트가 단순히 디자인 참고 수준을 넘어 자사 브랜드 정체성을 모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브랜드 아이웨어 제품이 유사하자 2024년경 온라인상에는 두 회사가 자매 회사라는 소문이 확산했다. 2021년 오픈한 젠틀몬스터 상하이 매장과 2024년 오픈한 블루엘리펀트의 명동 매장의 경우 조형물의 배치 등 매장 콘셉트마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젠틀몬스터가 소송에 나선 데에는 전시형 매장과 실험적인 디자인을 통해 쌓아온 브랜드 정체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여부 핵심 쟁점으로
젠틀몬스터가 블루엘리펀트 측을 상대로 제기한 형사 사건도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3월 지식재산처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과 대전지검 특허범죄조사부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최진우 전 블루엘리펀트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본부장 우 아무개 씨와 블루엘리펀트 법인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최진우 전 대표는 별도의 디자인 개발 인력이 없는 상태에서 젠틀몬스터의 선글라스 등 인기 제품을 촬영한 뒤 해외 제조업체에 사진을 전송해 모방 제품을 제작한 혐의를 받는다. 이 방식으로 최 전 대표는 2023년 2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젠틀몬스터 모방 선글라스 등 51종, 32만 1000여 점을 판매했다. 판매 가액은 123억 원이다.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양사 제품 정면을 3차원(3D) 스캐닝으로 선도면을 비교 분석한 결과, 51종의 모방상품 중 29종은 오차범위 1mm 이내로 95% 이상 일치했다. 이 중 18종은 99% 이상 일치해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데드카피 상품’이었다.

김수윤 법무법인(유한) 에이펙스 변호사는 “디자인이 비슷하다는 사실만으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사안은 의거성과 실질적 동일성이 비교적 뚜렷하게 부각되는 사안이다. 방어하는 입장에선 ‘안경은 인체공학적으로 형태가 유사할 수밖에 없고 이는 통상적 형태에 불과하다’는 논리로 다툴 텐데, 결국 통상적 형태인지 아니면 보호가치가 있는 특징적 형태인지가 승패를 가르는 지점”이라고 분석했다.
블루엘리펀트는 부정경쟁방지법상 상품 형태 모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상품 형태의 모방 여부는 특정 부위만 의도적으로 떼어낸 게 아닌 완성품 전체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젠틀몬스터가 모방이라 주장하는 프레임은 업계에서 오랜 기간 공유해온 보편적인 디자인이며, 블루엘리펀트와 젠틀몬스터는 근본적으로 브랜드 지향점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각 사 자체 브랜드 차별성 강조

젠틀몬스터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23년 6083억 원에서 2025년 7724억 원으로 27% 늘었다. 같은 기간 블루엘리펀트는 58억 원에서 507억 원으로 매출이 774% 증가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미니멀리즘 패션이 주목받으면서 패션 안경 등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제품이 유행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송과 관련해 젠틀몬스터 관계자는 “소송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다”라고 말했다. 블루엘리펀트 관계자는 “이번 가압류는 신청인이 담보를 제공하고 받은 민사상 보전조치일 뿐 본안 결론과는 무관하다”며 “관련 쟁점은 본안 절차에서 사실관계와 법리에 따라 성실히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