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매년 벌어지는 해프닝” 쓴웃음... 일각에선 사회파장 고려해 일부 공개해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사망설. 30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사망설이 떠돌자 우리 사회전반이 떠들썩했다.
[일요신문]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사망했다. 오후 3시 발표. 청와대보고”
한 건의 게시물이 삼성그룹과 증권가는 물론 한국 사회 전반이 들썩거렸다. 삼성그룹은 “모두 사실무근”이라며, 즉시 해명에 나섰다. 경제계는 소위 주식시장 작전세력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퍼트린 헛소문일 가능성이 높은 일종의 해프닝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 회장 사망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삼성그룹이 한국사회에 차지하는 비중을 반증한다고는 하나, 이를 악용하거나 의혹이 꼬리를 물고 끊이질 않고 있는 만큼 삼성이 이 회장 상태에 대한 일부 정보라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은 쓴웃음만 지을 뿐 제4,5의 이건희 회장의 사망설이 또다시 사회에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에는 ‘묵묵부답’인 상태다.
지난 2014년 5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별세했다는 기사가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 기사는 한 인터넷매체가 게재한 것으로 당시 기사 때문에 서버가 다운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삼성은 사실이 아니라며, 이 매체에 내용증명 등을 보내기도 했다. 이 매체는 7개월 뒤인 12월에 “이 회장의 별세를 입증할 만한 추가정보를 더 이상 입수할 수 없다”며, 기사를 철회했다.
지난해 4월에는 이 회장 사망설이 증권가에 돌면서 증시를 움직였고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자들을 만나 “치과치료를 다녀왔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그로부터 1년 후 또다시 고개를 든 ‘이건희 사망’설에 경제위기 속의 증권가는 여전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소문이 도는 몇 시간 동안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및 계열사의 주식이 전날 종가대비 4~7% 가량 오르기도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 회장의 사망설에는 갖가지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이 회장의 사망으로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이서현 등의 후계자 승계가 사실상 이뤄졌다는 설과 함께 세월호 등 각종 사회 이슈와 갈등을 덮어두기 위한 정부의 ‘물타기’용이 아니냐는 설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사망설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삼성 측은 이 회장이 삼성그룹은 물론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의식해 이 회장의 건강상태를 악용한 세력들의 해프닝일 뿐이라며, 이 회장은 계속 재활치료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악성 루머에 대한 그룹차원의 대응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루머에 대한 확전을 막기 위해 조용한 대응으로 상황을 수습하려는 움직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
무엇보다 삼성그룹조차 언급하고 있는 악용세력들이 이 회장 사망설 뿐만이 아닌 각종 루머로 인한 피해를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그룹이 이에 대한 사회책임을 가지고 이 회장 사망설 등의 종지부를 사회에 확인시켜줘야 한다는 의견도 확산되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사회 곳곳에 비춰진 ‘삼성공화국’의 거대한 현주소 속에 의혹에 대한 책임과 사실 규명 없이는 “아닐 땐 굴뚝에 연기 날까”식의 의도적인 찌라시(?)가 계속 활개를 칠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현재 2년 넘게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지난해 6월엔 이 회장이 ‘자발 호흡’을 하면서 재활치료 중이라는 보도가 나가기도 했다. 이후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망설에 삼성그룹에선 쓴웃음만 지은 채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 어쩌면 내년엔 사망설 3주년이 우리사회에 떠다닐지도 모른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