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간 지적장애인을 임금도 주지 않고 노예처럼 부린 60대 부부가 경찰에 적발됐다. 캡처=YTN 뉴스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15일 전문 사회복지사 입회하에 지적장애인 고 아무개 씨(48)를 상대로 가혹행위 여부 등에 대해 피해자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은 전날 고씨를 학대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아무개 씨(68)와 오 아무개 씨(62) 부부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 부부는 경찰에서 “일을 시키고 임금을 준 적은 없지만 강제로 일을 시키거나 폭행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부부는 지난 1985년 충북 청주시 오창읍에서 축사를 짓고 소 40여 마리를 기르던 중 1997년 소를 매매하면서 알게된 A씨(사망)에게 사례금을 주고 고씨를 데려왔다.
고씨는 19년간 농장일과 김씨 부부 소유의 밭에서 허드렛일을 하고 축사 옆 쪽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부부는 지적장애 2급인 고씨를 일을 못한다는 이유로 머리를 쥐어박고 밥을 굶기는 등 가혹행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씨에 대한 피해자 조사를 벌인 뒤 김씨 부부를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노임 착취, 학대 여부, 감금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뒤 신병처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고씨의 강제노역 생활은 지난 1일 김씨 부부 집을 나와 돌아다니던 그가 한 공장 건물 경보장치를 건드려 경찰이 출동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