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올리고 침대 펼치면 와우! 달리는 별장 완성
# 모터홈
모터홈은 이동수단인 자동차와 거주공간인 캠핑카가 일체형으로 제작된 것이다.
흔히 ‘캠핑카’ 하면 떠오르는 것이 모터홈이다. 모터홈은 이동수단으로서 자동차와 거주공간으로서 캠핑카가 일체형으로 제작된 것이다. 연예인들이 주로 타는 ‘럭셔리 밴’도 시트 등받이를 180도로 펼치면 침대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모터홈은 여기에 추가로 싱크대, 욕실, 다양한 수납함이 상당한 공간을 차지한다. 럭셔리 밴은 ‘휴식용’이지만 모터홈은 ‘거주용’이다.
최근 캠핑카 시장이 커지면서 미니버스를 모터홈으로 개조해주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주로 마을버스급 차량을 중고차로 매입해 캠핑용으로 개조하는 것이다. 중고차를 이용하는 이유는 사자마자 실내 인테리어를 모두 뜯어내기 때문이다. 새 차를 산 뒤 이렇게 한다면 낭비 여지가 있고, 비용도 상승한다. 따라서 엔진, 변속기, 브레이크 등 파워트레인이 잘 보존된 차를 사는 것이 핵심이다.
마을버스급 크기인 경우 2명이 잘 수 있는 공간 외에 주방과 욕실, 무시동 히터까지 모두 갖춰져 있다. 중고버스는 1000만~2000만 원선, 개조 비용은 4000만 원대가 일반적이지만 사용하는 재료와 옵션에 따라 개조 비용이 1억 원이 넘기도 한다. 차량은 스타렉스부터 시내버스로 쓰이는 사이즈까지 다양하다. 대량 생산이 아니라 맞춤형 제작이기 때문에 비용이 비싼 편이다.
중고차를 사는 것이 찜찜하다면 현대자동차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도 좋다. 지붕을 올리고 슬라이드식 침대를 펼치면 2층 구조의 취침 가능한 공간이 생겨 어린 자녀가 있는 4인 가족이 캠핑을 떠나기에 적당하다.
싱크대와 욕실이 없지만 캠핑족들은 “캠핑장에 화장실·샤워실이 설치돼 있고, 차 내 오배수를 처리하는 것이 귀찮아서 거의 쓰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비용을 주면 오배수 처리를 포함한 캠핑카 청소를 대행해주는 곳도 있다. 화장실·욕실이 없는 스타렉스 캠핑카 같은 경우 ‘캠핑 밴(camping van)’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는 출시 후 ‘완판’됐다는 소문도 있는데, 이런 인기에 힘입어 현대차는 올해 초 쏠라티 캠핑카도 출시했다. 마을버스로 주로 쓰이는 현대차 카운티와 크기가 거의 비슷한데 욕실·주방을 갖춘 것은 물론 수납공간과 실내공간이 넉넉하다. 가격은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가 5208만 원, 쏠라티 캠핑카가 1억 990만 원이다.
기성품이 마음에 안 들 경우에는 쏠라티 중고차를 사서 캠핑카로 개조해도 된다. 선택의 폭이 무한한 것이 모터홈의 매력이다. 쏠라티 15인승 이하 및 특장차(캠핑카 포함)까지는 1종 보통 면허로 운전이 가능하다.
# 캐러밴
캐러밴은 엔진·변속기 등 자동차로서의 기능이 없기 때문에 모터홈에 비해 저렴하다.
모터홈은 거주공간과 차량이 일체형으로 돼 있어 캠핑에는 편리하지만 일상적인 출퇴근 등의 용도로 쓰지 못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캐러밴은 거주공간만 별도의 트레일러처럼 만들어 필요할 때만 차량에 연결하는 것이다. 평일에는 출퇴근용으로 차를 이용하고, 주말에 캠핑 갈 때만 캐러밴을 연결하면 된다.
일체형이 아니므로 내부 구성이 비교적 자유롭다. 모터홈은 엔진룸, 운전석 등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므로 가격 대비 편의성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캐러밴은 소형으로도 넉넉한 거주공간이 나올 수 있다. 또 자동차로서의 기능이 없기 때문에 모터홈에 비해 저렴하다.
캐러밴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할 점은 거주공간이 아니라 운전면허, 차량등록, 보험 같은 법규 사항이다. 현재 750㎏ 이하는 특별한 면허 없이 기존 운전면허로 운전 가능하다. 750㎏ 초과 시에는 트레일러 면허가 필요하다. 1000만 원대의 소형 캐러밴은 대개 750㎏ 이하인 반면 럭셔리 캐러밴은 이 무게를 초과하므로 별도의 트레일러 면허가 필요하다.
최근 경찰청은 단일 트레일러 면허를 소형과 대형으로 나눠 7월 28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기존에 트레일러 면허를 따려면 30t이 넘는 트레일러를 달고 시험을 봐야 했으나 이제 캐러밴을 몰려는 운전자들은 비교적 쉽게 면허를 딸 수 있다. 국내 캠핑카 시장의 확대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캐러밴은 그 자체로 1대의 차량이므로 일반 자동차와 동일하게 차량등록을 하고 번호판을 부착해야 한다. 취등록세 및 보유세를 내야 하며 보험은 의무사항이 아니지만 자차보험만 등록하는 운전자가 많다. 이동 시에는 캐러밴에 사람이 탑승할 수 없다. 안전규정에 맞는 시트, 에어백 등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캐러밴은 다양한 종류가 수입 또는 제작되고 있고, 가격도 1000만 원 이하부터 1억 원 이상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 트럭 캠퍼
트럭 캠퍼는 짐칸이 오픈된 트럭에만 실을 수 있다.
트럭 캠퍼는 평소에 타던 트럭의 짐칸에 실을 수 있도록 한 것을 말한다. 국내에는 현대차 포터 등을 위한 트럭 캠퍼가 판매 중이다. 모터홈은 평일 일상적인 용도로 차량을 사용하기가 어렵고, 캐러밴은 별도의 차량으로 관리해야 하므로 번거로운 면이 있다면 트럭 캠퍼는 각각의 장단점을 절충한 것이다. 다만 트럭에만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시장과 잘 맞지 않다. 픽업트럭이 많이 팔리는 미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형태다.
# 캠핑 트레일러
캠핑카로서는 가장 간단한 형태다. 일반적인 자동차 뒤에 매달고 다니는 짐차 같은 형태다. 캐러밴도 엄밀히 말하면 캠핑 트레일러의 일종이다. 그러나 흔히 캠핑 트레일러라고 하면 거주공간이 없는 짐차 용도를 뜻한다. 그러나 트레일러의 모듈을 펼치고 텐트를 세우면 제법 캐러밴 같은 독립된 거주 공간이 나온다. 간단한 구조로 1000만 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다.
우종국 자동차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