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시력교정수술 라식, 라섹 외에도 마이크로 라식이다, 에피 라식이다 해서 여러 종류의 수술들이 있다. 시력 나쁜 사람들을 수술하다 보면 사연도 정말 다양하다. 주부 군인 의사 언론인 탤런트를 비롯해 벤처기업 대표 등 다양한 직업이 있는데, 단순히 안경을 벗으려고 수술하는 사람보다 어쩔 수 없는 조건 때문에 라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두꺼운 안경을 끼자니 사회생활에 문제가 있고 렌즈를 끼자니 부작용이 심해서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다. 특히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 눈은 그들의 비즈니스를 좌우할 만큼 큰 역할을 한다. 인간관계에서 첫 인상을 좌우하는 것도 눈이고, 깊숙한 대화에는 눈으로 나누는 대화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눈이 좋으면 성공한다”라는 말도 헛말은 아닌 것 같다.
올해 26세인 김아무개씨는 수영강사다. 김씨가 코치로 있는 수영장엔 젊은 여성이 많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나 보다. 김씨는 시력이 -3~-4디옵터인데 맨눈으로는 1m쯤 떨어진 거리에서 사람 얼굴의 윤곽도 선명하게 보이질 않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사람을 보려면 눈을 찡그리거나 아는 사람한테 인사를 하지 않고 지난다는 오해도 자주 받았다고 했다. 때문에 가르치는 사람들을 대할 때 다른 강사보다 몇 배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시력 때문에 실수했으니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점점 지쳐갔다. 할 수 없이 렌즈를 끼고 물속에서 수업을 해보기도 했는데, 무턱대고 렌즈를 끼고 물속에 들어갔다가 결막염으로 여러 날 고생을 해야 했다.
수영장에서는 안경 쓰는 일도 힘들고, 렌즈를 끼자니 부작용이 염려되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했던 김씨. 하지만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라식수술을 망설인 것은, 수술 후 부작용이라도 생기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선생님, 혹시라도 수술이 잘못되지나 않을까 걱정 되네요”라고 웃으면서 말했지만 걱정이 꽤 많은 듯 보였다.
그런 그가 수술 1주일 후 결과를 확인하러 올 때는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글쎄 선생님, 이젠 수영장 물속에 떠 있는 머리카락까지 다 보여요. 신기하기도 하죠.”
수술 결과에 대해 아주 만족스러워 하는 환자를 대할 때마다 시력을 찾아주는 의사로서 뿌듯한 보람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윤호병원 안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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