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이 생기면 물론 본인이 제일 고통을 느끼고 힘들어 하지만 가족들이 느끼는 불편함도 만만치 않게 된다. 중학교 자녀를 둔 김아무개씨는 자녀의 비염 때문에 진료실에 들어오자마자 ‘비염가족’의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자녀의 비염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에 나타난 것 같아서 속이 상한다. 더구나 자신은 비염에 대한 약을 써 그럭저럭 지내는데 아이는 계속 치료를 받는데도 매일 코를 팽팽 풀고 힘들어하니 안쓰럽기도 하고 짜증도 난다.
아이의 상태는 코막힘이 심하고 콧물이 목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세가 있고 머리도 아프고 눈이나 코도 가려워서 충혈돼 있었다. 더구나 증세가 심해져 잠시도 쉬지 않고 코를 킁킁거리는 바람에 옆에 있는 사람에게 상당히 거슬리는 상황이었다.
알레르기와 만성비염 증세가 같이 있고 코 안이 많이 부어서 코막힘이 심한 경우였다. 늘 킁킁거리니까 학교에서도 소외당하는 등 교우관계가 좋지 않아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더욱 내성적이 되고 소심해지고 또 겉으로 불편함을 드러내지 않아 자꾸 증세는 만성화되고 있었다. 비염이 생겨서 정신적인 문제로까지 나아가게 되면 치료가 참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된다.
다행히 본인 스스로 치료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고 열심히 치료를 받아 코에 대한 증세가 좋아지고 가족들도 많이 이해를 해주게 되니 학교 생활에서도 점점 활동적이 되고 교우관계도 나아지게 되었다.
한방에서는 코 질환의 원인을 따질 때 오장육부, 소화상태, 생활환경을 고려한다. 따라서 치료도 종합적이 된다. 부모님이 코질환이 있다면 자녀들도 코질환에 걸릴 여지가 많다.
이렇듯 만성화된 비염엔 한약을 통한 내복약의 치료와 코에 직접적으로 삽입하는 한방 외용약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한방외용약은 콧속의 농이나 노폐물을 빼주는 역할을 하는데, 체질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내복약을 병행하게 된다. 치료를 하다보면 질환에만 집중한 나머지 정작 환자가 느끼는 정신적인 고통에 대해서는 소홀해지는 경우가 많다. 나무만 보고 숲을 못보는 셈이다 병만 보지말고 그 환자의 몸과 마음 전체를 바라보고 다가가는 마음가짐이 항상 필요하다 하겠다.
상림한의원 곽계원 원장 02-3443-00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