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 칼슘·유산균↑’ 고르자
▲ 웰빙바람을 타고 요구르트 수요가 늘면서 장, 위에 이어 간에 좋다는 요구르트까지 등장했다. | ||
최근에는 젊은 층들이 모이는 대학가에 요구르트 전문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생기는가 하면 요구르트를 피부에 바르는 것도 인기다. 한 화장품회사에서는 아예 간편하게 팩을 즐길 수 있는 ‘요구르트 팩’ 상품을 출시했다. 요구르트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가정용 요구르트 제조기를 찾는 이들도 늘어난다. 조금 수고스럽기는 해도 만들어 마시면 사먹는 것보다 비용이 3분의 1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일 새콤달콤한 요구르트를 즐겨 마시면서도 유산균이 정작 왜, 얼마나 좋은지는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1백여 종에 달하는 유산균 중에는 인체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것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장을 건강하게 만드는 정장작용이다. 설사나 소화불량 등을 일으키는 장내 유해세균이 증식하는 것을 억제하는 것이다. 장이 좋아지면 소화, 영양흡수율도 자연히 높아진다. 또 아미노산 대사생성물인 페놀 등의 유해물질을 해독하는 데도 관련이 있어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위궤양을 일으키는 주범인 파일로리균을 억제하는 등 위에 좋다는 연구도 있다.
현재 장에 좋은 제품으로는 한국야구르트의 ‘매치니코프’,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매일유업의 ‘프로바이오GG’, 파스퇴르의 ‘쾌변요구르트’, 서울우유의 ‘칸’, 빙그레의 ‘닥터캡슐 X-pert’ 등이 있다. 한국야구르트의 ‘윌’, 남양유업의 ‘위력’, 매일유업의 ‘구트 HD-1’ 등은 위에 좋은 요구르트로 출시된 제품들이다.
최근에는 간에도 좋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작년에 내놓은 ‘쿠퍼스’가 알코올성 간질환을 예방하는 4종의 유산균과 간 기능을 개선하는 기능성 소재, A형 간염 유발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항체 등을 함유한 제품으로 집중 홍보하고 있다. 순천향의대 기생충학교실 남해선 교수는 “2004년 8월~12월까지 간질환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진행한 결과, 쿠퍼스를 8주 동안 하루 3백ml(2병 분량)씩 꾸준히 마신 후에 간의 손상과 관련된 GOT, GPT, γ-GTP 수치가 약 18~25% 이상 감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매일유업의 ‘구트 HD-1’ 역시 알코올 분해 효능이 있는 유산균과 허깨나무 추출물을 사용한 제품으로 위와 간에 동시에 좋은 요구르트임을 내세우고 있다. 서울우유가 내놓은 ‘헤파스’도 마찬가지다. 이런 고기능성 요구르트는 보통 1백40~1백50ml에 7백~1천3백원 선이다.
그렇다면 기능성 요구르트의 효과를 과연 어디까지 믿고 마시는 게 좋을까.
실제로 현재 유산균이 의학적으로 효능이 인정되어 치료에 이용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요구르트가 아니라 유산균을 타블렛으로 만든 약품 형태이기는 하다. “급성 설사 또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일 때 치료제의 하나로 유산균 제제를 처방한다. 여러 논문을 통해 증상 개선 효과가 입증되어 있다”는 것이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이성희 교수의 설명이다.
이처럼 대장 건강에는 유산균의 효능을 대부분 인정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거나 만성적인 설사 변비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는 요구르트가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위나 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좀 더 연구가 이루어져야 효과가 있다 없다를 판가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는 “요구르트 하나만으로 어디에 좋다더라 하는 지나친 기대보다는 평소 여러 가지 식품을 고루 먹는 식생활을 하면서 요구르트를 마시는 게 바람직하다. 유산균은 적당히 익은 김치나 청국장, 된장 등의 발효식품에도 많이 들어있다. 하지만 짠 김치는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으므로 싱겁게 담근 것이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구르트는 우유보다는 적어도 칼슘 함유량이 많은 편. 따라서 칼슘이 많이 필요한 청소년이나 골다공증 환자 등은 우유를 마셨다 하면 설사를 하는 경우에는 요구르트를 마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우유를 마시면 설사를 하는 사람이라도 요구르트는 괜찮다. 유산균이 유당인 ‘락토오스’를 분해하기 때문에 증상이 줄어든다.
보통 작은 요구르트 1백ml에는 1백~1백50mg 정도의 칼슘이 들어있다. 하루에 작은 요구르트는 5개, 기능성 요구르트는 2개 정도를 마시면 이 하루 칼슘권장량 7백mg을 채울 수 있다. 그렇다고 요구르트만으로 칼슘공급량을 채우기는 어려우므로 칼슘이 풍부한 멸치나 뱅어포 등의 뼈째 먹는 식품도 열심히 먹는 게 좋다.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중인 이들의 간식으로도 무난하다. 최근에는 지방을 아예 빼거나 줄인 요구르트들도 나오고 있으므로, 이런 제품을 선택하면 칼로리를 더 낮출 수 있다. 물론 당분 함량이 낮고 칼슘, 유산균 함량이 높은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최근 요구르트를 잘 마시면 살이 빠진다는 해외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요구르트에 지방연소를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 테네시대 영약학과 마이클 젬멜 교수팀은 “저칼로리 식사의 하나로 하루 석 잔의 무지방 요구르트를 마신 비만성인이 단순히 칼로리를 줄인 식사를 하며 칼슘 섭취량을 늘리지 않은 사람에 비해 몸무게가 22%, 체지방은 61%나 더 빠졌다”고 밝혔다.
끝으로 요구르트 제조기가 없더라도 집에서 간단하게 요구르트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우유 1ℓ를 80℃로 중탕한 다음 요구르트(또는 약국에서 파는 유산균 종균) 90~1백ml를 넣어 잘 젓는다. 이것을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랩으로 싼 다음 밥솥에 5시간 정도 보온하면 완성된다. 신맛이 강하다면 과일즙이나 잼, 꿀 등을 약간 타마시면 된다.
식후에 마셔야 강한 위산에 죽지 않는다. 미지근하게 데워서 마시거나 얼려먹어도 유산균의 효과에는 차이가 없다. 다만 얼렸다 해동하기를 반복하면 일부 유산균이 죽을 수 있다.
시판 요구르트 어디에 좋은가
장 매치니코프
불가리스
프로바이오GG
쾌변요구르트
칸
닥터캡슐
위 윌
위력
간 구트HD-1
쿠퍼스
헤파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