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재벌총수일가 불공정행위 첫 검찰고발 될수도···대한항공 “문제없어”
공정위가 조원태 조현아 대한항공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검찰 고발을 예고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좌)과 조현아 전 부사장(우) 출처=연합뉴스
[일요신문]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 자회사 2곳에 일감 몰아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할 가능성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정위에서 총수일가를 정조준한 것은 이례적으로 그것도 불공정행위 혐의로 고발하는 경우는 처음인 만큼 파장이 예상된다.
최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공정위가 7월 초 한진그룹에 발송한 심사보고서에 조원태 조현아 전·현직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고발 건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심사보고서에는 ‘법 위반 관련 매출액’과 일감 몰아주기 혐의에 대한 대한항공 고발도 포함된 것으로 전했다. 이에 대한 전원회의는 이르면 9월 초 열릴 전망이다.
특히, 조씨 남매는 기업 총수인 조양호 회장의 특수관계인(자녀)으로서 대한항공 고위 임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자회사인 유니컨버스(IT서비스)와 싸이버스카이(기내 면세점)에 일감 몰아주기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유니컨버스와 싸이버스카이는 조양호 회장 및 조원태·조현아·조현민 세 자녀가 지난해까지 100% 지분을 소유하던 자회사로 지난 5년간 총 1620억원가량 매출 중 약 74%에 해당하는 1200억원가량의 일감을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에서 받았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싸이버스카이 내 총수일가 지분을 전량 대한항공에 매각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는 심사보고서에 대한 당 그룹의 소명서가 아직 제출되지도 않았고, 전원회의 의결 전으로 결과가 아직 확정된 상태가 아니다.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검찰 고발 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할 소명절차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며(8월말 기한) 향후 진행과정에서도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정위는 매각 전 위법 사항이며, 조씨 남매가 일감 몰아주기를 지시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진그룹의 주장대로 전원회의에 심사 건이 올려진 것은 맞지만, 고발 등의 결정사안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이 조선해양 구조조정에 이어 또다른 악재가 생길까 불안해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한편, 총수일가 역대 고발사례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허재호 전 대주건설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등으로 ‘계열사 허위신고’ 등 자료 미제출이 이유였다. 조씨 남매가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일감 몰아주기 지시’혐의가 인정되면 총수일가로선 불공정 행위에 따른 법 위반 첫 사례의 불명예와 함께 검찰에 고발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한진그룹 전반에 대한 정부의 감찰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기업 길들이기’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한진그룹이 조선해양 구조조정에 이어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