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낮은 급식재료 납품을 눈감아 준 대가로 금품을 받은 학교 영양사와 이를 주도한 납품업자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7일 경기도 용인지역 4개 학교에 품질 낮은 급식재료를 납품하고 납품대금을 부풀려 청구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사기)로 납품업체 대표 박 아무개 씨(39)를 구속하고, 이를 묵인하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로 고등학교 영양사 양 아무개 씨(37·여)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박씨로부터 돈을 챙겨 받은 초등학교 영양사 정 아무개 씨(42·여)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012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이들 학교에 식재료를 납품하면서 기존 단가보다 평균 2배 이상 부풀려 2억36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입찰사업에서 총액 대비 최저가로 입찰한 업체가 납품받는 것을 악용해 가장 저렴한 입찰가를 제출해 입찰받았다. 이후 낙찰가격 1kg당 650원인 딸기를 1만1000원에, 1kg당 2300원인 땅콩을 2만3630원으로 10배 이상 부풀리는 등 낙찰 단가보다 비싸게 납품했다.
양씨 등은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고급 식재료인 것처럼 묵인해주고 박씨로부터 현금 1억1000여만 원과 여성의류, 화장품 등을 뇌물로 받았다. 특히 이들은 수백만원에 이르는 피부관리 요금을 박씨에게 대납시켰던 것으로 조사됐다. 영양사 정씨는 300여만 원의 현금을 받고 함께 묵인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영양사들이 1회에 100만 원이 넘는 자신의 피부관리 요금을 박씨가 대납하게 하는 등 저질 식자재로 학생들이 식사를 하게하고 자신들은 미용에 쓰이는 돈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학교 등 단체 급식비리 사범을 근절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