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앞두고 단합·통합 강조…문, 검찰개혁 관련 메시지도 강경파와 온도차

이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단독으로 회동한 건 취임 이후 처음이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문 전 대통령과 만남을 추진해왔지만, 숨 가쁜 국정 탓에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아 계속 조율하다 이날 성사됐다는 설명이다.
이날 회동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은 민주진영 단합이 절실하고 국민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이루고 함께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민주당 전대와 맞물려 여권 내부에서 지지자들 사이에 서로를 멸칭으로 공격하고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는데, 이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국민통합으로 나아가려면 당내 단합이 출발점”이라며 “민주당이 먼저 단합하고, 그 위에 민주개혁 진영과 ‘빛의 혁명’을 함께했던 세력들과 더 큰 단합을 이뤄야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내부의 단합도 매우 중요하다. 속이 단단해야 한다”면서도 “끊임없이 외연 확장하면서 구조적 다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조국 전 대표 등 민주진영 내 단합에 방점을 찍은 반면, 이 대통령은 이를 기반으로 뉴이재명 등 외연 확장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은 “검찰개혁 과제가 국가 사법체계 전반에 대한 변화를 수반하는 만큼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세심하고 꼼꼼하게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정청래 전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강경파들이 강조하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와는 거리가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정 전 대표 측과 거리두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문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현실정치에 깊게 관여하길 원하지 않는다. 정청래 전 대표, 유시민 작가 등 다섯 명과 함께 묶인 멸칭에 굉장히 언짢아했다고 한다. 이에 나를 같이 끌어들이지 말라는 신호를 확실히 보낸 것”이라고 귀띔했다.
최근 ‘친문’ 고민정 의원이 유시민 작가를 향해 당내 조롱과 혐오 표현 확산을 방치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친명 진영에선 이번 회동을 통해 친문계나 강성 지지층이 정 전 대표 중심으로 결집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이 조국 전 대표는 놓지 않고 함께 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친문계와 조 전 대표가 가깝고, 정 전 대표는 계파의 결이 다르다. 문 전 대통령이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깎아먹으며 정 전 대표를 도와야 할 필요는 없다”며 “문 전 대통령이 회동에 응한 것은 정치적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교통정리를 확실히 한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는 의미다.

김민석 전 총리도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만남은 민주세력의 역사와 시대정신이 하나임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의원은 “단합과 확장을 성과로 만들고, 그 성과로 증명하는 ‘진짜 여당’을 만드는 게 두 분의 당부에 답하는 길”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동시에 견제구도 주고받았다. 총리직을 퇴임하고 여의도에 복귀한 김민석 전 총리는 7월 1일 유튜브방송 ‘오마이TV’에 출연해 “지금까지 했던 방식으로 굳이 (당대표를) 두 번할 필요나 필연성을 지금은 발견하기 어렵다”며 “이제는 정 전 대표와 다른 색깔, 역량, 스타일, 장점을 가진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고 직격했다.
정청래 전 대표는 이원택 지사 취임식이 열린 전북도청에서 “민주당 안으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하나로 모이는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반박했다. 친명계의 지지를 받는 김 전 총리에 맞서, 민주당 전통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민주당 한 인사는 “차기 당권경쟁이 이미 과열양상에 들어갔다. 이제 와서 양 지지층이 비방을 멈추고 클린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다. 이렇게 격돌하면 전당대회 이후에 서로 상처 받은 감정을 추스르고 다시 하나로 통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