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 AB형 무는 O형
사람의 혈액형을 알아낼 때는 혈액에 항 B응집소를 보태 응고하지 않는데 항 A응집소에 굳어지면 A형으로 판정한다. 만약 두 응집소에 모두 응고하면 AB형이다. O형일 때는 항 H응집소에 반응을 한다.
그런데 식물도 항 A응집소와 항 B응집소, 항 H응집소에 반응을 보인다. 식물의 즙에 이들 응집소를 떨어뜨려 반응을 보면 어느 때는 응고하고, 어느 때는 하지 않는다. 혈액이 있어서가 아니라 식물 속에 사람의 적혈구를 만드는 당 단백과 비슷한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은 일본에서 살인사건을 조사하면서 밝혀졌다. 살인사건을 감식하면서 베개에 묻은 피의 혈액형을 조사하기 위해 약을 뿌렸더니, 피가 묻지 않는 메밀 베개에서 AB형의 혈액형이 반응을 보인 것.
실제로 실험해 보면 무나 포도, 동백나무 등은 O형이고, 메밀이나 자두나무는 AB형이다. 또 식나무, 사스레피나무는 A형, 줄사철나무, 가막살나무는 B형이다.
하물며 혈액이 있는 동물은 당연히 혈액형이 있다. 애완견을 키우고 있다면 애완견의 혈액형도 알고 있는 게 좋다. 갑자기 다치거나 수술 중 과다출혈 등으로 수혈을 받아야 되는 응급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강아지의 혈액형은 무려 7가지. 학계에 보고된 것은 13종 이상이지만 현재 7종만 진단이 가능하다고 한다. 키트나 시약으로 혈액을 검사하면 정확한 혈액형을 알 수 있다.
만약 애완견의 혈액형을 모를 때는 검사 없이 바로 수혈하는 것은 좋지 않다. 다행히 개의 혈액형을 모른 채 수혈을 해도 대부분은 처음에 별다른 이상을 보이지 않는다. 태어날 때부터 자연발생 항체를 갖고 있는 사람과 면역체계가 달라 개는 대립형질에 대한 자연발생 항체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2회 이상 혈액형과 다른 혈액을 수혈하면 사람처럼 자연발생적 항체가 생기는 만큼 부작용이 따르게 된다. 불안이나 호흡곤란, 저혈압, 구토 등의 증상이 그것이다.
참고로 고양이는 사람의 혈액형에서 O형만 없고 A·B·AB형 세 가지로 나뉜다. 역시 수혈을 할 때는 사람처럼 혈액형을 맞춰서 해야 한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