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발생후 대응에 초점, 대응 메뉴얼도 식중독 발생 후 ‘협의’ 일색, “사후약방문 대책” 비판
[세종=일요신문] 박하늘 기자 = 세종시교육청이 식중독 예방 대책마련에 나선 가운데 시교육청의 이번 조치가 “‘사후약방문’식 대책”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식중독 비상대책반의 역할이 식중독 발생후 대응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대응메뉴얼 마저 ‘사후 협의’로 뭉뚱그려져 있어 “비상대책 맞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9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부교육감을 반장으로 학교 식중독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유관기관과 합동점검 ▲각급학교 자체 위생점검 ▲각급학교의 위생관리 책임자인 학교장 및 영양사 대상 특별 위생교육을 실시한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학교급식은 자칫 소홀하면 대형 식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업무적 소명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내달 9일까지 세종시청, 식약처와 함께 초·중·고 29개교를 대상으로 학교급식실 위생취급 관리기준 준수 여부 합동점검을 실시한다.
그러나 시교육청의 이번 조치를 두고 “실질적인 대책 없이 ‘보여주기식 행정’에만 집중돼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올 여름 재난급 폭염으로 인해 식중독 발생이 예상가능 했음에도 불구하고 타·시도에서 식중독사고가 발생한 뒤 폭염이 지나고 나서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뒷북행정’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부교육감이 맡은 ‘학교 식중독 비상대책반’의 역할이 ▲식중독 이상유무 모니터링 ▲사고 발생후 즉시 유관기관과 역학조사 착수 ▲사후 급식문제 협의 ▲식중독 발생후 유관기관 대책협의 등 모두 사후 대응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선제적 예방책은 찾아볼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별대책 중 ‘예방책’에 해당되는 ‘각급학교의 자체 위생점검’은 통상적인 위생점검일 뿐 특별대책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운 수준이다.
더욱이 비상대책반의 식중독 발생시 대응 메뉴얼 중 식중독 발생 후 환자 이송계획, 식중독 발생 후 급식운용 계획, 식중독 환자 발생 후 학급운용 계획 등이 구체적 행정처리가 아닌 “유관기관과 협의”, “책임자와 협의” 등 “사고발생 후 협의하겠다”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어 사실상 사고 발생시 신속한 대응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결국 말만 ‘비상대책’ 일뿐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시교육청의 이같은 방침을 접한 한 학부모는 “식중독 대응 메뉴얼도 확립돼 있지 않은데 어떻게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학교급식을 먹일 수 있겠는가”라며 “재난 대응 메뉴얼 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희생을 더 키운 세월호가 떠오른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및 학부모가 불안해하지 않고 만족할 수 있는 학교급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종시 학교에서는 지난 2012년 출범이래 한 건의 식중독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ynwa21@ilyods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