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옥천군 제공
[옥천=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북·중 접경지역에 내린 폭우로 연길시 주변에 ‘100년만의 큰 홍수’가 난 비상시국에서도 20돌을 맞이한 연변지용제가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연길시 일원에서 열렸다.
이 곳 최고의 문학축제로 발 돋음 한 연변지용제는 중국 당국의 이해를 받아 예정대로 진행됐다.
연변의 구삼절(9월3일) 기념행사를 축소하고, 수해복구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연변지용제를 일정대로 추진 할 수 있도록 해 준 것은 연변에 사는 한민족들이 이 행사를 얼마나 뜻 깊게 생각하고 바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구삼절은 연변조선족자치주가 성립된 날(1952년 9월 3일)로 이곳에서는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절(음력 1월1일)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번 연변지용제는 지난 1일 ‘제5회 연변정지용백일장’으로 문을 열었다.
연길시 제10중학교에서 개최된 백일장에는 이 학교 학생 370명이 참가했다. 2일에는 연변대학교 예술학원 실천극장에서 제20회 연변지용문학제와 축하 음악제가 현지 동포들과 옥천군 방문단 등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문학제에서는 이번 연변정지용문학상 수상자인 김승종 시인에 대한 시상식과 각계각층 인사들의 축하 메시지, ‘옥천지용시낭송협회’ 와 연변 시낭송 회원들의 정지용 ‘시’낭송 등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김영만 옥천군수는 “중국 동포들이 보여준 열망과 결속으로 20돌을 맞이한 연변지용제가 예년보다 더 의미 있고,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사진=옥천군 제공
문학제에서는 전날 열린 ‘제5회 연변정지용백일장’ 시상도 했다. 수상은 고학년부 대상에 3학년 5반 김정혜, 저학년부 대상에 1학년 2반 전유나 학생이 받았다.
이들에게는 상금 각 45만원이 주어지고, 옥천군과 문화원은 내년 5월 충북 옥천 정지용 생가 일원에서 열리는 ‘제30회 지용제’ 에 두 학생을 초청했다.
연변 동포의 열망으로 힘든 환경 속에서도 탈 없이 치룰 수 있었던 이번 연변지용제는 연길시와 이웃한 곳에 위치한 용정시와 교류를 시작하는 성과도 얻었다.
용정시는 청나라 때부터 나라님께 바칠 벼를 재배할 정도로 고품질의 쌀을 생산하는 곳이며, 정지용 시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널리 알려진 민족 저항 시인 윤동주 선생이 태어나 자란 곳이다.
윤동주 선생의 고향인 용정시 명동에는 옥천 정지용 생가와 같이 윤 시인의 생가가 보존돼 있으며, 한민족이 연변을 여행할 때마다 반드시 들리는 독립운동가의 마을이며 관광지이다.
옥천군은 짧은 연변지용제 기간에 틈을 내 정 시인과 시적 공감 및 독립운동으로 연을 맺은 윤 시인의 고향 용정시에 유색 벼를 이용, 넓은 땅을 홍보매체로 활용할 수 있는 농업기술을 전수하며 교류의 장을 열었다. 용정시는 윤 시인의 고향마을 명동 일대를 연변에 사는 우리 동포 학생들을 위한 배움의 성역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내년 연변정지용백일장은 명동에서 개최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은 용정시 명동 윤동주 생가에 정지용 시인의 시적 증표를 세워 그들 간의 시 감성과 관계를 부각시키고 국제교류도 확대하고자 용정시를 비롯한 중국 관련 당국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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